정선(동강) 백운산

2024.6.14(금) 역시나 맑고 폭염특보

아침 6시가 채 못되었지만 이미 해가 떠올라 햇빛이 뜨거워지기 시작하는 시각 눈이 떠지고 무언가 텐트에 떨어지는 소리가 들려 확인해 보니 타프에 발생한 결로로 인하여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눈 아래의 동강 골짜기에는 어제와 달리 일교차가 크지 않는 한여름에는 보기 힘들다고 생각되는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운해의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여 야영장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운해의 장관을 즐기고 남은 음식들을 모두 이용하여 든든히 아침을 한 후 햇살이 더 뜨거워지기 전에 서둘러 사이트를 정리하고 더위에 대비하여 2리터의 물과 넉넉한 간식 그리고 소금까지 챙겨 9시가 넘은 시각 캠핑장을 떠나 오늘 계획하고 있는 백운산 등산의 들머리로 생각하고 있는 점재마을을 향하였다.

 

 

아침나절의 야영장에서

 

10시가 채못된 시각 동강을 건너 점재마을 입구의 공터에 차량을 주차하고 이정표를 따라 눈앞에 위압적으로 우뚝 솟아있는 백운산을 향하였는데 처음에는 강변의 평지를 따르던 트레일은 곧이어 급경사의 산으로 들게 되었고 이런 급경사는 첫 번째 안부를 지나 시야가 트이면서 동강과 주변의 절경들이 펼쳐진 후에도 정상까지 지속되었다.

뜨거운 날씨와 급경사로 인하여 지치고 많은 땀을 흘리다 보니 휴식도 자주하게 되고 따라서 시간이 지연되고 있었으나 오늘 하루 시간이 넉넉하고 또한 혼자라서 안전이 더욱 중요한 바 주변의 멋진 경치들을 즐기며 천천히 진행하여 출발한 지 약 2시간이 지난 정오경 삼십 수년 전에 한번 오른 이후 생애 두 번째로 백운산 정상에 서게 되었다.

점재마을에서 백운산 정상까지

 

이후 준비해간 빵과 과일 그리고 견과류 등의 간식들을 먹어가며 군데군데 칼날 같은 바위능선길을 따라 좌측의 급경사 절벽 아래로 굽이굽이 휘감아 흐르는 동강의 물줄기와 주변의 고산준령들 그리고 동강 건너 산 정상부에 위치한 지난 이틀 동안 머물렀던 캠핑장도 바라보며 정선군 제장마을과 평창군 문희마을을 잇는 고개인 칠족령을 향하였다.

오후 2시경 재단장이 마무리 단계인 칠족령 전망대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하고 이어서 연포마을쪽으로 하늘벽 구름다리를 향하여 길을 이어가는데 역시나 지금까지와 같이 좌측으로는 대단한 절벽길이 펼쳐지고 있었다.

백운산 정상에서 칠족령 전망대까지

 

약 40여분 뒤 예상보다는 짧아 약간의 실망감도 드는 하늘벽 구름다리에 당도하여 깊은 골짜기와 절벽 아래를 휘감아 돌며 흐르는 동강의 그림 같은 물줄기와 제장과 바새 그리고 연포등의 강변마을들을 감상하며 한참을 휴식하였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정을 생각해본 결과 가던 길로 계속 나아가 연포마을로 하산하게 되면 차량회수가 너무나 어렵게 되기에 대중교통이 없기는 같으나 거리나 시간상 차량회수가 조금은 쉬운 제장마을로 하산하기로 결정하고 길을 되돌아 다시 칠족령을 거쳐 제장마을로 하산하니 이미 시간은 오후 4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하늘벽 구름다리 왕복 후 제장마을까지 그리고 제장교 다리위에서 본 백운산 능선

 

폭염특보가 내린 여름날의 오후라 마을에는 낯선 이를 보고 짖어대는 몇 마리의 개 외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아 동강전망 오토캠핑장 입구의 대중교통이 다니는 삼거리까지 약 1.5 킬로의 거리를  걸어갔으나 이곳에도 상황을 물어볼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내쳐 그렇게 어렵지 않은 약 2.5 킬로의 도로길을 걸어 점재마을의 주차해 둔 곳으로 원점회귀하였다.

 

 

 

그리고 잠시 휴식하며 배낭과 몸을 정리하고 이곳 강원도까지 왔으니 막국수라도 한그릇 저녁 삼아 먹고 가려고 차량에 올라 한적하기 그지없는 동강변의 도로를 따라 동강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감상하며 동강을 거슬러  천천히 정선읍 쪽으로 가기 시작하였다.

저녁 6시가 조금 넘은 시각 인터넷 서핑을 하여 정선읍내의 정선면옥이라는 식당을 찾았으나 아직 너무나 이른 시간임에도 영업이 끝났다고 하는 당황스런 상황에  직면하게 되고 따라서 약간의 짜증도 나서 다른 곳도 찾아볼 생각도 없이 바로 앞의  중국집에서 결과적으로 괜찮았던 중국식 냉면으로 이른 저녁을 하고 평창읍 그리고 횡성군 안흥면을 거쳐 새말 IC에서 영동 고속도로에 올라 피곤하지만 나름 뿌듯한 마음을 안고 집을 향하였다.

동강을 따라 정선읍으로 향하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