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5.25(수) 맑고 더움
오늘은 드디어 이곳 거제도를 벗어나 통영으로 다시 돌아가는 날이나 어제 새벽부터 일어나 종일 움직였기에 약간은 무리였는지 오늘은 일찍 일어나지 못하고 8시가 넘어서야 일어나 어제저녁 식사를 한 "콩心"에서 콩나물 국밥으로 아침을 하고 버스를 이용하여 오늘의 출발점인 거제면 거제 파출소 앞에 서니 9 시 반 경이 되었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정상부가 보이는 둔덕면의 산방산을 향하여 나아가다가 돔형의 멋진 외관을 지닌 거제 식물원과 오래되어 경상남도의 기념물로 지정된 외간리 동백나무도 지난 후 산기슭에 조성된 임도길을 따르게 되었다.
항상 이런 구불구불한 숲길을 마주할테면 생각나는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이란 시구를 떠올리며 아무도 없는 한적한 산방산의 동쪽 자락에 조성된 임도 숲길을 천천히 편안한 마음으로 걸어 죽전 마을을 지나고 신두구비재란 재미난 이름의 고개를 넘어 오후 2시경 26 코스의 종점인 동랑 유치진 선생과 청마 유치환 선생 형제의 고향 마을인 방하 마을의 기념관과 생가터에 도착하였다.
헌데 이마을에는 동랑과 청마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고려 무신정권 때 이곳으로 피하여 약 3년간 생활하였다는 고려 제18대 의종 황제와 연관된 여러 얘기들도 전해지고 있어 나그네의 귀를 즐겁게 하였다.
한적한 기념관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구석진 벤치에 잠시 누워 구름이 흘러가는 하늘을 보며 더위를 식히고 간식으로 요기를 한 후 다시 힘을 내어 방하 마을을 떠나 서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둔덕기 성을 향하여 27 코스에 들어섰다.
그리고 약 40 여분 뒤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지나가 버린 옛 영화의 쓸쓸함을 대변하는 듯한 아무도 없는 늦은 오후의 둔덕기 성의 폐허에 올라 약 30 여분 간이나 서쪽 아래로는 이순신 장군의 승전지 중의 하나인 견내량 해협을 건너 통영과 그 일대 그리고 동으로는 그동안 지나온 거제도의 여러 풍광들을 떠올리며 둘러보는데 이곳도 역시나 고려 의종 황제와 연관되어 피왕성 혹은 폐왕성으로 불리기도 한다니 그 이름에서 조차도 무언가 애잔함이 묻어 나오는 것 같았다.
산 정상 부위의 둔덕기성을 지난 27 코스의 트레일은 이제는 지속적으로 내리막을 달려 신거제대교 아래에서 15 코스와 교차한 후 견내량 항을 지나고 이어서 거제대교를 건너 오후 6시경 신촌 마을에 다달음으로써 끝나게 되었다.
이후 부근에는 적당한 숙소가 없어 거리는 좀 있지만 버스를 환승하여 지난번에 14 코스를 걸은 후 한번 묵었던 통영 종합버스 터미널 부근의 W모텔를 향하는데 일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로 인하여 통영시내는 엄청나게 붐비고 있었다.
숙소에 도착하여 간단히 씻은 후 부근의 통영 죽림 수산시장내에 위치한 미친 아구찜?이란 식당에서 반주를 곁들여 한치 물회로 저녁을 한 후 숙소로 돌아와 컵라면과 캔 맥주로 무언가 약간 모자란 듯한 아쉬움을 달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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