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3(일) 맑음
어제는 점심을 늦게 먹었기에 저녁은 별 생각이 없어 건너뛰었기에 아침에 일어나 어제 저녁으로 준비해둔 샌드위치와 컵라면 그리고 커피 등등으로 비교적 든든히 아침을 하고 8시경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아름다운 해안길을 따라 구계와 부구 해변을 지나며 다양한 형태의 바닷가 성황당들을 감상하기도 하면서 남하하다가 9시 반경 한국전쟁시 장사 상륙작전으로 알려지고 나 또한 개인적으로 삼사십년전에 많은 추억들이 서려있는 장사 해변에 당도하여 옛 기억들을 반추하며 한참을 머물다가 다시 길을 떠났다.
이어서 영덕의 마지막 마을인 부경리 마을과 지경천을 건너 포항시에 들어서고 곧이어 화진 휴게소를 지나 화진 해변의 19코스 시점 스탬프함에 도착하였다.
사실 이곳 화진 해변도 오래전 군 복무 당시 이곳에 있던 군 휴양소에 한두차례 왔었던 기억이 있으나 최근에 군 휴양소가 폐쇄되어 주민들에게 돌아가 이제는 그 흔적만이 여기저기 뒹굴고 있어 다시 한번 변화를 실감할 수 있었다.
엄청난 크기의 화진 해변을 지나고 방석리와 조사리 등의 정겨운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해변 마을을 거쳐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월포 해변 북쪽 언덕의 해파랑길 트레일 변에 위치한 백번 횟집이란 이름의 횟집에 도착하였는데 이곳 역시 정확히 36년 전 겨울 와이프와 결혼하기 전 대구에서 버스를 여러 차례 갈아타고 왔었던 추억이 서린 곳이라 당시의 허름한 모습과는 많이 변하였지만 그 상호가 그대로 있다는 사실이 놀라워 반갑기만 하였다.
하여 마침 점심때도 되었기에 이곳에서 점심이나 한그릇 하려고 들어섰으나 식당은 휴일을 맞이하여 손님들로 거의 다 차있고 거기에 더해 나는 혼자인지라 개인적인 사연을 알 리 없는 여주인의 냉대속에 다행히도 남자 사장님이 흔쾌히 허락하여 구석진 한자리를 얻어 물회 한 그릇을 하고 서둘러 자리를 일어섰는데 아마도 남은 생애에 다시 올 기회가 있을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서늘하였다.
이후에도 이가리 오도리등의 계속되는 아름다운 해변과 마을을 지나 오후 5시경 포항시 흥해읍 칠포 해변에 도착함으로써 18코스와 오늘의 일정을 끝내게 되었다.
허나 이곳에는 숙소 사정이 마땅하지 않아 포항 시내에 나가려고 부근의 편의점에서 교통편을 알아보고 있던 중에 마침 중년의 여자분이 코로나 시대에 더해 전체적으로 위험한 세태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자기도 여행을 좋아한다면서 자기가 포항역에 볼일이 있어 가니 대중교통 연결이 수월한 포항역까지 태워주겠다고 하여 염치 불고하고 호의를 받아들여 포항역에 간 후 버스를 이용하여 이곳 포항의 명소이자 중심지이기도 한 죽도 어시장 부근으로 갔다.
그러나 일요일 저녁이라 문을 열고 있는 식당이 거의 없어 부근의 소머리 곰탕집에서 뜨끈한 한우 소머리 곰탕으로 저녁을 하고 지척에 위치한 예약해둔 피어26(앱가 삼만오천 원, 전체적으로 혼자 묵기에는 최상임)이란 작고 아담한 숙소에 투숙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