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4년

설악산(장수대에서 대승령, 안산(한계산), 12선녀탕 계곡을 거쳐 남교리까지)과 "공립 인제 내설악 미술관" 탐방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4. 10. 20. 15:12

2024.10.17(목) 아침 안개 그리고 구름 약간

오늘은 이번 여행의 주목적인 설악산 장수대에서 대승폭포와 대승령을 지나고 12 선녀탕 계곡을 거쳐 남교리까지 넘어오는 산행을 계획하고 있기에 이른 아침 6시경 일어나 비비고 두부 청국장찌개를 데워 간단히 아침을 하고 토스트와 컵라면 그리고 넉넉한 물 등등을 준비하여 조용히 여명이 밝아오는 가운데 안개 낀 야영장을 나왔다.

그리고 약 30여 킬로를 달려 7시경 장수대에 도착하니 안개낀  한계리 계곡 건너로 가리봉과 주걱봉 그리고 삼형제봉 능선이 짙은 안개로 인하여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가운데 크지 않은 주차장은 이미 부지런한 탐방객들로 거의 만원이라 겨우 차량을 주차한 후 단단히 채비를 하고 깊은 가을 속으로 들어섰다.

이른 아침 장수대에서

 

처음부터 돌계단과 데크 계단의 지속적인 오르막을 약 20여분 오르니 서서히 시야가 터지며 사위가 조망되는데 날씨는 비록 구름이 끼었지만 한계령쪽에서 떠오르는 구름 속 일출과 더불어 한계리 계곡 일대를 덮고 있는 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어 수시로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장수대에서 대승폭포를오르며..............

 

8시가 채 못된 시각 수량이 없어 아쉬운 가운데 대승폭포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하며 황홀한 주변 조망을 즐기고 다시 길을 이어 대승령을 향하는데 해발 칠팔백 전후인 이 일대의 단풍은 절정을 치닫고 있었다.

 

 

대승폭포를 지나 대승암터를 거쳐 대승령으로 오르는 길에서

 

헌데 이러한 황홀함도 고도를 높여감에 따라 서서히 그 화려함을 잃어가 9시경 해발 1200미터대의 대승령에 오르자 북쪽 건너편 내설악쪽에서 찬바람이 불어오며 앙상한 가지와 더불어 초겨울의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 다시 한번 제행무상의 진리를 생각하게 하였다.

대승령에서

 

한적한 대승령에서 잠시 휴식 후 진행방향 뒷쪽의 서북능선과 그 끝부분인 대청봉 그리고  좌우를 가끔씩 조망하며 다시 길을 이어 10시경 최근에 원래의 이름인 한계산을 되찾자는 분위기가 있고 2032년까지 출입금지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는 안산(鞍山) 갈림길에 도착하여  출입금지 안내판 앞에서 잠시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였다.

대승령에서 안산 갈림길까지

 

사실 안산(한계산)은 무려 40여년 전인 20대 푸른 청춘의 시절 한차례 올랐던 기억이 있는 곳으로 그 이후 몇 차례 왔었으나 시간에 쫓겨서 혹은 출입금지라서 그냥 지나쳤던 곳으로 이제 2033년이 되면 더 이상 다리가 떨려 못 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에 이번에 한번 가볼까라며 고민하고 있는데 몇 사람의 산객들이 안산 쪽에서 나오면서 멋지다는 찬사를 연발하는 것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미안한 감정과 더불어 40여 년 전의 추억을 떠올리며 금단의 줄을 넘었다.

그리고 역시나 아무도 없는 한적함 속에서 아직도 걷히지 않은 안개가 산 아래로 자욱하게 깔린 멋진 풍광들을 즐기며 또한 약간은 민망한 느낌을 가지고 진행하여 11시가 채 못된 시각 안산 정상에 다달아 혼자 안산을 독차지 한채 사방을 조망하며 잠시 머물렀다.

 

 

 

 

 

 

안산까지

 

이후에는 바로 십이선녀탕 계곡 쪽으로 빠지는 트레일을 따라 약 30여분 진행하여 정규 탐방로에 합류한 후 부근의 조용한 곳에서 준비해간 토스트로 간단히 요기를 하며 한참을 휴식하였는데 실로 늘 가보고 싶었던 안산을 들렸다는 뿌듯함 때문인지 배도 크게 고프지 않아 컵라면은 필요도 없게 되었다.

 

휴식과 음식으로 다시 힘을 내어 이번에는 단풍이 절정인 계곡 너머로 응봉을 마주보며 하산을 재촉하여 오후 1시경 폭포와 소가 연속되어 이곳 십이선녀탕 계곡의 백미인 복숭아 탕 지역에 도착하니 그동안의 한적함은 사라지고 남교리 쪽에서 올라온 많은 탐방객들로 인하여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하였다.

 

 

 

 

 

 

 

따라서 서둘러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하산을 재촉하다가 하류부 계곡 옆에 위치한 1968년도에 일어난 가톨릭의대 산악부의 조난사고 위령비를 찾아 참배하며 당시 돌아가신 7분의 영혼의 안식을 기원한 후 길을 이어 남교리에 도착하니 장수대에서 출발한지 약 8시간이 지난 오후 3시경이 조금 지난 시각이었고 주차장에는 차들이 가득하고 주변의 식당가에도 사람들의 즐거운 웃음소리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남교리까지

 

예상보다 늦지 않은 시간이어서 어떡할까 생각한 결과 이곳  인제군 북면 한계리에 위치한 내설악 예술인촌의 "공립 인제 내설악 미술관"을 들르기로 하고 천천히 걸어 국도변의 신남교 버스정류장으로 나가서 오후 3시 55분경 진부령에서 출발하여 원통을 향하는  인제 농어촌 버스를 타고 구도로를 달려 예술인촌 입구에 내려 언덕길을 조금 올라 미술관을 향하는데 뒤쪽 길건너로는 오늘 올랐던 안산과 한계령 넘어 가리산 쪽이 반대방향에서 뚜렷하게 보이고 있어 새삼 감개 무량하였다.

 

역시나 한적한 미술관에서 친절한 직원과 미술관을 관리하시는? 작가님의 호의속에서 현재 열리고 있는 STRING이라는 타이틀의 독일과 한국 작가들의 합동 전시회를 잘 구경한 후 늘 차량으로 지나치기만 하였던 한계리 마을 일대를 걸어서 천천히 구경하며 한계 2리 한계 초등학교 맞은편의 버스정류장까지 가서 오후 6시경 인제 관광지를 순환하는 인제 하늘내린 버스 막차를 타고 장수대에 도착하여 차량을 회수하여 야영장으로 복귀하니 이미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석양속의 한계2리 미을앞에서

 

이미 어둠이 내란 장수대에서

 

 

이후에는 서둘르것 없기에 우선 뜨거운 샤워로 하루의 피곤함을 씻어내고 피자 한 조각을 시작으로 야영장에서 즐겨 먹는 참치 김치찌개를 끓여 역시나 반주를 곁들여 이곳에서의 마지막 밤을 고립감을 즐기며 느긋하게 보내었다.

돌아온 야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