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5(목) 잔뜩 흐렸다가 결국은 비바람 그리고 저녁에 잠시 갬
생각해 보니 매년 최소한 서너 차례 이상은 설악산을 갔었는데 올해는 지난 3월 초에 흘림골을 한번 간 이후로 간 적이 없어 이번주에 1박 2일로 한계령에서 백담사까지 종주 산행을 계획하고 약 2주 전에 교통편과 소청 대피소를 예약해 두었는데 막상 때가 가까워 오니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이다.
하지만 인간사 모든 것이 제행무상이라 생각하고 이른 새벽에 일어나 준비해 둔 배낭을 챙기고 우유 한잔을 한 후 지하철을 이용하여 동서울 버스터미널에서 한계령행 6시 반 출발의 첫차에 오르니 몇 사람의 산행객을 포함하여 십 수 명의 사람들이 각자의 일들로 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정시에 출발한 버스는 짙은 구름이 끼인 가운데서도 한강과 도시의 빌딩 위로 마침 붉게 떠오르는 아침 햇살을 뚫고 부지런히 달려 원통에서 잠시 정차하는 사이에 김밥 한 줄과 챙기는 걸 깜박 잊어버린 우의를 구입하여 9시가 조금 못된 시각 짙은 구름과 스산한 바람으로 인하여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의 한계령에 다른 산객 두 분과 같이 하차하였다.
짙은 구름과 운무가 오락가락하는 속에서 단단히 채비를 하고 등산로에 들어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는데 군데군데의 조망처에서 멋진 풍광을 볼 수 없는 아쉬움 속에서도 이미 여러 차례 와본 길이기에 익숙한 발걸음으로 나아가다가 10시 반경 한적한 트레일의 한편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브런치를 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서북능선과의 갈림길인 한계령 삼거리에 도착하여 내설악의 멋진 조망을 감상 후 우측으로 대청봉을 향하여 본격적으로 능선길에 들어서 나아가는데 얼마 가지 못하여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며 심하지는 않지만 약간의 비도 내리고 운무로 인하여 시야가 전혀 보이지 않아 지기 시작하였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좋지 않은 날씨 속에서도 두세 명의 부지런한 산객들을 조우하며 계속 진행하여 오후 2시경 끝청을 지나고 이후 상당한 비바람이 몰아치는 가운데 아마도 일기 때문에 공사가 일시 중단된 신축이 진행 중인 중청 대피소의 임시 컨테이너 아래 배낭을 놓아두고 대청봉을 다녀왔는데 역시나 대단한 비바람 속에 한 사람의 산객도 없었고 정상석만 외로이 서있었다.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아 나도 서둘러 일사천리로 소청 대피소를 향하여 내리막길을 걸어 오후 3시가 조금 지난 시각 소청 대피소에 도착함으로써 무사히 오늘 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대피소에는 이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삼십 명의 투숙객이 보였다.
자리를 배정받고 잠시 잠을 청하며 누워 있다가 오후 6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밖에서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잠시 날씨가 개이며 조망이 터지는데 서북능선부터 용아장성과 공룡능선 그리고 그 너머 울산바위와 속초 시가지까지 조망되는 역시나 대단한 풍광이었으나 더 이상은 좋아지지 않아 많이 아쉽기도 하였다.
이후 비비고 인스턴트 추어탕을 주메뉴로 저녁을 하고 다시 나빠지는 날씨가 밤사이에 좋아지기를 기원하며 이른 시각인 8시경 피곤한 몸을 따뜻한 바닥에 누이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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