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6(금) 새벽부터 다시 비 내리다가 10시경부터 갬
그렇게 사람들로 붐비지 않아 넉넉한 공간에서 잠을 자는 도중 새벽 두세 시경부터 다시 들리는 빗소리에 걱정이 되었으나 그런대로 자고 6시경 다른 사람들의 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잠이 깨니 간헐적인 강한 바람을 동반한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하여 계속 자리에 누워 있다가 7시가 넘어 상당한 사람들이 대피소를 떠난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나 단호박 죽과 조금 남은 수제 카스테라 빵 그리고 진한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하고 약간의 비가 내리는 가운데 8시경 대피소를 나서 봉정암 쪽 내리막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하행 트레일을 따라 아무도 없는 적막한 봉정암의 대웅전에 잠깐 들러 참배하고 역시나 아무도 없는 사리탑에 올라 짙은 운무 속에서 천변만화하는 설악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다가 오세암을 가기 위하여 가야동 계곡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다.
짙은 숲으로 가득한 비가 내리는 미끄러운 계곡 길을 조심하면서 내려가 9시 반경 무너미 고개로 이어지는 기야동 계곡의 본류를 지나는데 명확하지는 않지만 20대 청춘의 시절 이곳에서 무모하게 무너미 고개로 오르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후 몇 차례 오르내림을 거치며 지계곡을 지나 하산을 하다가 중간에 트레일 옆의 전망 포인트에 올라가 보기도 하였는데 비가 그쳤음에도 아직도 잔뜩 흐려 조망은 좋지 않았고 또한 11시가 조금 넘은 시각 오세암을 지나는데 환자가 발생했다며 서둘러 올라가는 8명의 119 구급대원들을 만나기도 하여 가슴이 섬뜩하기도 하였는데 아무쪼록 큰 문제가 아니기를 기원하였다.
오세암을 지난 첫 번째 안부에서 이어지는 이제는 출입금지 구역으로 변해버린 만경대를 들를까 생각하다가 날씨 등등 여러 가지로 큰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여 일사천리로 영시암 삼거리 쪽으로 하산을 지속하였다.
정오가 조금 지난 시각 영시암 삼거리에 도착하니 갑자기 허기가 찾아와 구곡담 계곡 쪽으로 약 1 킬로 정도를 거슬러 올라 수렴동 대피소 취사장에서 라면을 끓여 요기를 하고 하산을 하다가 "설악산 국립공원 백담 탐방지원센터"앞 자판기에서 시원한 콜라를 한 캔 마시고 오후 3시경 백담사에 도착함으로써 설악산 1박 2일 산행의 모든 일정을 종료하게 되었다.
이후 마을버스를 이용하여 백담 마을로 내려와 마을의 중간에 위치한 한국 히말라야 등정의 선구자이자 티베트 특히 그중에서도 너무나 외지고 험하고 척박하여 무인구(無人區)라 불리는 티베트 고원 최북서단 탐험을 10여 차례 하며 마침내 그지역을 횡단하는 업적을 세우는 등 등반가와 탐험가 그리고 교육자로써의 대단한 삶을 사신 박철암 선생님께서 말년에 거주하신 곳을 가족들이 기념관으로 꾸며놓은 "박철암 기념관"을 방문하여 둘째 따님이신 관장님의 환대와 친절하고 자세한 안내 속에 속속들이 관람할 수 있는 호강도 누리고 오후 5시 반경 동서울 터미널행 버스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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