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2(금) 맑고 더움
오늘은 이번 일정에서 가장 힘든 날로 예상되는 바 약간의 긴장상태에서 아침 5시경 일어나 간단히 샤워를 겸하여 온천을 하고 일층의 식당으로 내려가 미리 준비해 둔 도시락 형태의 정갈한 아침 식사를 하고 배낭에 2박 3일간의 남알프스 북남종주에 필요한 짐을 챙기고 나머지 짐은 버스의 짐칸에 두고 6시경 두대의 밴택시에 분승하여 깊은 협곡의 사면에 난 좁은 도로를 약 40여분 쉼 없이 달려 7시가 채 못된 시각 산행의 들머리인 히로가와라 등산 안내센터에 도착하였다.
모두들 모여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7시경 좌측 전면으로 깊은 계곡 끝부분에 우뚝솟은 일본 제2위 봉인 기타다케(北岳, 해발 3,193미터)를 향하여 계곡에 가로놓인 출렁다리를 건너 급경사의 트레일을 따라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맑고 뜨거운 날씨이고 급경사 이지만 다행히 숲 그늘이 그런대로 괜찮아 최악은 아니라고 위안하며 비록 후미에 쳐졌지만 힘을 내어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를 슬로건 삼아 잠깐씩 쉴 때 간식과 물을 보충하며 나아가 9시 반경 시라네코이케 산장에 도착하여 화장실(유료, 100엔)을 이용하고 식수(무료)를 보충하며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그리고 다시 출발하여 고도를 높이니 서서히 앞뒤로 시야가 터지며 나타나는 멋진 일본 고산준령들의 조망들과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이 산행의 피로를 잊게 해주어 부지런히 고도를 높여 오후 1시경 이미 수목한계선을 넘은 해발 3,000 미터의 기타다케 직전에 위치한 가타노고야라는 이름의 산장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같이 카레 덮밥으로 점심을 하며 휴식을 취하였다.
이후 다시 마지막 힘을 내어 사방으로의 수려한 조망을 즐기며 고도를 높혀 오후 2시 반경 기타다케 정상에 도착하여 한참을 머물다가 진행방향 좌측으로 구름이 올라오는 능선을 따라 빤히 보이는 오늘의 숙소인 기타다케 산장까지 급전직하의 내리막을 조심조심 걸어 마침내 오후 4시경 비록 후미이지만 무사히 산장에 도착함으로써 가장 힘든 일정을 미치게 되었다.
침상을 배정받고 짐들을 정리후 조금 휴식을 취하며 누워있다가 해거름 무렵 밖으로 나가니 그사이에 능선일대를 휘감던 구름이 걷히며 멀리 좌측으로 후지산이 구름 위로 우뚝 솟아 있는 숨 막히는 광경이 나타나 약간 흥분이 되었고 이후 이 같은 고지대의 산장을 감안하면 훌륭한 저녁식사를 하고 노을에 물들어가는 주변을 감상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내일을 위하여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