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6(화) 지난밤부터 약한 비 오락가락 낮엔 강한 비 그리고 늦은 오후부터 서서히 개임
약간은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잠자리였지만 그런대로 자고 일어나 컵라면으로 속을 달래고 숙소를 나와 다시 6코스의 출발점에 서니 아주 약한 비가 오락가락 내리고 있었고 시간은 9시경이었다.
출발하자마자 가락국 시조인 수로왕과 얽힌 얘기를 간직한 망산도와 유주암을 지나 과거 30여 년 전 가족들과 가덕도로 가는 배를 탄 기억이 남아있는 용원항을 지나는데 너무나 변하여 과거의 기억을 온전히 찾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그 시절을 한번 추억해본다는 느낌만은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용원항 주변은 주위에 거대한 부산 신항과 공업단지가 있어서인지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등 활기차고 번화한 느낌을 주었고 용원항을 지난 트레일은 임진왜란 당시의 유적인 웅천 안골왜성을 지나며 고개를 넘어 구름이 낮게 깔린 안골포를 낀 영길만을 한 바퀴 크게 돌며 계속 해안을 따라 서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헌데 시간이 지나면서 빗줄기가 조금씩 굵어지기 시작하여 하는 수 없이 우의를 입고 계속 진행하다가 바닷가에 세워져 있는 이곳 출신의 작사가가 참여했다는 가수 이미자 선생의 노래 "황포돛대"의 기념비도 지나고 이어서 흰돌메 공원이란 곳을 지나 대도시 못지않은 엄청난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가득한 웅천동에 도착하니 비는 더욱 거세지는데 마침 오후 1시로 점심때가 되어 부근의 "옛날 아우내 순대 식당" 진해 남문점이란 곳에서 뜨끈한 순대국밥으로 점심을 하였다.
비는 계속 심하게 내리고 있지만 점심 손님들이 몰려드는 식당에 마냥 앉아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라 하는 수 없이 식당을 나와 빗속을 뚫고 트레일을 따라 나아가다가 일제 강점기 신사 참배 거부 등등의 이유로 옥중에서 순국하신 이곳 출신의 주기철 목사님 기념관을 들른 후 웅천읍성과 웅천시장을 거쳐 오후 3시경 6코스의 종점인 비 내리는 제덕 사거리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부근의 버스정류장에서 비를 피하며 생각해본 결과 아직 시간이 이르고 이미 몸도 약간은 비에 젖어버려 기왕지사 이렇게 된 것 더 진행하여 진해 시내까지 들어가기로 하고 다시 힘을 내어 출발하였다.
7코스에 들어서 해안도로를 따라가다가 산굽이를 한번 돌아서자 삼포라는 이정표가 나타나며 길가에 노래비가 서있어 읽어보니 이곳이 바로 과거 한때 상당한 인기를 끌었고 나도 익히 잘 아는 "삼포로 가는 길"이라는 노랫말을 쓴 분의 고향마을이라고 하여 나도 황포돛대 노래비와는 다르게 잘 작동하는 노래 스위치를 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음악을 들으며 잠시 입가에 미소가 번짐을 느꼈다.
이후 삼포 마을과 진해 해양공원을 내려다보며 해안도로를 따라 진행한 후 과거 STX 조선의 후신인 거대한 K-SHIPBUILDING이라는 조선단지를 지나 낮은 구름이 가득 드리운 진해의 중심부에 들어서니 비는 서서히 잦아들고 있었다.
그리고 오후 6시경 7코스 종점이 산기슭에 있어 하는 수 없이 종점 약간 직전의 장천 초등학교 입구 사거리에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일정을 마치고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근처의 예약해둔 더원 호텔(앱할인가 삼만칠천 원, 가격 대비 최상급으로 생각됨) 에 투숙하여 비 맞으며 진행하느라 지친 몸을 뜨거운 샤워로 달래었다.
이후 잠깐 누워있다가 호텔 뒤쪽의 음식점이 좀 있는 골목의 대패왕이란 이름의 식당에서 대패삼겹살과 반주를 곁들여 역시나 합리적인 가격에 맛있는 저녁을 하고 숙소로 돌아와 피곤한 몸을 편안하고 깨끗한 침대에 누이니 천국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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