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30(수) 맑았다가 흐려짐
숙소가 워낙에 바로 바닷가에 있다 보니 아침 일출을 보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어 6시 15분 정도의 일출 시간에 맞추어 일어나 아무도 없는 숙소 앞에서 혼자 고즈넉한 동해 일출을 감상 후 어제 남은 음식들로 든든히 아침을 하고 7시 반경 길을 나섰다.
25코스의 길이가 원래 약 23 킬로 정도로 긴 편이라 우선 오늘 남은 약 20여 킬로를 걸은 후 역시나 약 20여 킬로로 이 또한 상당히 긴 24코스를 갈 수 있는 한 가기로 생각하고 이른 아침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동해안을 따라 남행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진복 오산 덕신등의 아름다운 해변과 마을을 지나 10시 반경 과거 이 지역에서 전망이 훌륭하여 유명 휴게소였던 구 7번 국도상의 망양 휴게소에 다달았는데 과거와 달리 이제는 새로운 도로가 생기며 쇠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새삼 제행무상의 진리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하였다.
이후 트레일은 망양정의 옛터였던 망양리와 기성망양 해변을 거치며 해송 숲 아래에서 간단히 컵러면으로 요기도 한 후 해안을 벗어나 오후 1시 반경 약간 내륙에 위치한 25코스의 시점인 기성면 소재지에 도착함으로써 25코스를 끝내게 되었다.
이어서 벚꽃들이 만개할 준비를 한 도로를 따라 24코스에 들어서고 부근의 울진비행훈련원으로 인하여 끊임없이 비행기들이 날고 있는 해안을 따라 봉산리를 거쳐 조선시대 울릉도와 독도를 드나들던 관리인 수토사들의 출발지였다는 구산 마을에 당도하여 마을 뒷산의 전망대와 남아있는 대풍헌이라는 유적지와 기념관도 잠시 둘러보니 이미 시간은 오후 4시경이고 오늘 약 30여 킬로를 걸은 상태였다.
또한 날씨도 급격히 나빠지고 약한 비까지 내리려 하여 처음 계획한대로 마을의 남쪽 끝 구산해수욕장 맞은편에 위치한 비치모텔(사만원, 그런대로)을 찾아들어 뜨거운 샤워를 하고 약간은 지친 몸을 뉘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숙소 주인의 소개로 한군데 뜨근한 칼국수집을 찾았으나 아쉽게도 문을 닫고 있어 큰 기대를 하지 않고 부근의 횟집에 혼자 식사가 가능한지를 문의하니 주인 할머니?께서 흔쾌히 승낙하여 만 오천 원짜리 회덮밥과 소주 한 병을 주문하였는데 음식이 정갈한데 더하여 기대도 하지 않았던 푸짐한 매운탕까지 주어 감격스럽게? 저녁 식사를 하고 진정으로 고마움을 느끼며 숙소로 돌아와 티브이을 보다가 내일을 위하여 일찍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