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2(토) 흐리고 미세먼지 그러나 오후 들어 조금씩 좋아짐
어제 상당한 거리를 걸어 피곤한데 더해 약간 과한 음주로 인하여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전체적으로 뻐근하였으나 일종의 건강한 피곤함으로 생각되기에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리고 날씨가 어제에 비하여 상당히 흐리고 미세먼지까지 말썽을 부리고 있으나 오늘도 용기를 내어 아침으로 미역국을 끓여 남은 밑 반찬들과 같이 햇반 한 그릇을 깨끗이 비우고 뒷정리를 하고 텐트를 철수한 후 오늘도 가능하면 47, 46의 두 코스를 걷기 위하여 나름 서둘러 출발점인 가진항 활어 회센터에 도착하여 주차 후 출발하려니 시간은 이미 10시 반이 되어 가고 있었다.
출발하자마자 나타나는 엄청난 크기의 공현진 해변은 아침 햇빛을 받으며 해변을 산책하는 연인의 아름다운 실루엣에 이미 지나가 버린 젊은 날이 떠올라 가슴이 아려왔고 또한 이곳 공현진 해변의 최대 볼거리인 수뭇개 바위의 일출은 보지 못하였지만 해변을 가득 메운 갈매기들 그리고 바닷가에서 말려지고 있는 생선들과 어울려 상당히 수려한 경관을 뽐내고 있었다.
공현진 마을을 지난 트레일의 원래 코스는 송지호 북쪽의 전통 마을인 왕곡마을을 한바퀴 돌고 다시 해변으로 나오게 되어 있지만 오늘은 날씨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가을에 송지호 둘레길을 걸으면서 왕곡마을을 거쳤기에 이번에는 왕곡마을 코스를 생략하고 계속 해변을 따라 나아가다가 송지호 해변에 이르러 근처의 편의점에서 아메리카노 한잔을 테이크 아웃하여 해변 계단에 앉아 간식을 곁들여 마시면서 한참을 휴식하였다.
헌데 이곳 송지호 해변에서 지뢰탐지기와 등등의 장비들을 휴대하고 해변의 모래사장을 훑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났는데 이분들을 보는 순간 매스컴에서 얘기하던 동전과 금붙이 등등을 꼭 경제적인 이유에서만 아니라 일종의 취미로 뭔가 성취감을 위하여 한다는 분들로 생각되었고 그중의 한분과 얘기해 보니 이런분들이 전국에 약 천명 정도가 있다니 세상은 참으로 다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트레일은 죽왕면 소재지인 오호 마을 해안의 기이한 형태의 서낭바위와 오호항을 지나고 이어서 봉수대 해변을 거친 후 47 코스의 시작점이자 46 코스의 종착지인 삼포 해변에 다다라 시간을 확인하니 오후 1시가 조금 넘어서고 있었다.
하여 충분히 46 코스가 가능하다고 판단되어 다시 걸음을 재촉하여 남으로 자작도란 조금은 특이한 이름의 해변을 지나 선사시대 유적지가 자리한 문암리 마을 사거리를 통과하는데 부근에 엄청나게 맛집으로 유명한 막국수 집이 있어 어차피 점심도 먹어야 하는 상황이니 "백도 삼교리 동치미 막국수"란 긴 이름의 가게에 들려 동치미 막국수 꼽배기(일금 만원)를 주문하여 점심을 하였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대단한 맛이라고 생각되는 않았다.
점심 후에는 백도항과 백도 해변 그리고 다이빙 포인트로 유명하다는 문암항과 능파대란 멋진 이름의(헌데 사실은 삼척 추암 촛대바위에도 비슷한 경관과 같은 이름을 가진 곳이 있음) 바닷가 기암괴석 군을 둘러보고 난 뒤 조금 남쪽의 교암항 근처 바위 절벽 위에 세워진 고성 8경의 하나인 천학정이란 정자에 올라 푸른빛의 겨울 동해 바다를 바라보며 조금 휴식을 하였다.
그리고 천학정 뒷쪽의 야산을 넘어 다시 해변으로 나온 후 이제는 속초가 가까워 오고 또한 주말이기에 더욱 사람들로 붐비기 시작하는 아야진 해변을 지나 예로부터 동해안을 대표하는 관동 8경의 하나인 청간정과 그 앞의 청간 해변을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천진, 봉포, 켄싱턴 리조트 설악비치를 지난 후 도로로 나와 작은 고개를 넘어 속초시에 들어서고 이어서 지척의 장사항에 살짝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50 분경 도착함으로써 46 코스도 마무리하게 되었다.
이후 어차피 주말에 서울로 향하는 길은 막히기 마련이라 차라리 조금 늦게 가는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는 것을 경험상으로 알기에 느긋하게 버스를 타고 가진항 입구로 가서 차량을 회수 후 고속도로를 타고 예상대로 크게 막히지 않고 달려 밤 10시쯤 집에 무사히 도착함으로써 코리아 둘레길 대장정 그중에서도 일차적으로 해파랑길 시작을 2박 3일 동안 다섯 개 코스를 무사히 잘 마무리하게 되어 몸은 좀 피곤하지만 행복한 마음으로 잠에 들 수 있었고 다음 계획으로 마음은 오히려 더 바빠지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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