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7(목) 좋은 가을 날씨
어젯밤에는 올해 처음으로 영하의 추위가 강한 바람과 함께 몰려와 상당히 추웠으나 쉘터와 전기장판 그리고 미니 온풍기 등 여러 가지로 상당한 준비를 하였기에 큰 불편 없이 잘 자고 아침 7시경 일어나 어제 남겨둔 도가니탕(원래가 2인분이라서 양이 상당함)을 데워 아침을 한 후 이번 여행의 중요한 목적 중의 하나인 경북 봉화의 명산이자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청량산을 등산하고자 8시경 야영장을 나섰다.
그늘진 곳은 겨울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나 산 정상부를 비추는 따뜻한 햇살을 바라보며 야영장을 나서 새로운 다리가 건설되고 있는 낙동강을 건너 퇴계 시비를 잠시 감상하고 좌측으로 현재 실질적인 높이로는 자소봉이 최고지만 통상 청량산의 정상으로 여겨지는 장인봉을 향하는 급경사의 등산로에 들어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금강대라 불리는 바위 절벽 아래를 통과하며 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머물고 있는 야영장을 포함한 낙동강과 주변의 조망이 터지며 시간이 갈수록 더욱 훌륭한 풍광을 보여주었는데 이는 10시 반경 장인봉 바로 아래의 전망대에서 절정을 이루었고 11시경에 당도한 장인봉은 숲으로 둘러싸여 오히려 별다른 조망이 없었다.
이후 정면과 좌우의 수려한 조망들을 즐기며 또한 아기자기한 암봉들을 오르내리며 선학봉을 지나 유행처럼 설치된 하늘다리를 건너고 자란봉을 지나 정오경 아무도 없는 연적봉에 다다라 사방의 풍광을 바라보며 최고의 전망을 가진 레스토랑에서 비록 삶은 계란과 컵라면의 초라한 식단이지만 꿀맛 같은 점심 요기를 하고 한참을 휴식하였다.
다시 길을 이어 탁필봉 옆을 지나 12시 40분경 장인봉 정상부가 세월이 흐르면서 유실되어 약 5 미터 정도 높이가 낮아지게 됨으로써 지리적인 높이로는 청량산에서 가장 높은 해발 873.7 미터의 자소봉에 당도하여 멀리 동쪽으로는 영양의 일월산까지 조망되는 사방으로의 멋진 풍광을 즐기며 머물고 있는데 의외로 2명의 서양 젊은 여자가 올라오길래 잠시 대화를 나눠보니 오스트리아에서 온 아가씨들인데 대한민국의 자연이 아름다워 청송의 주왕산을 들렸다가 이곳으로 왔으며 내일은 소백산을 들렸다가 서울로 간다고 얘기하여 여러 가지 면에서 우리나라의 위상이 상당함을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원래의 계획은 이곳 자소봉에서 경일봉과 탁립봉을 거쳐 크게 시계방향으로 남쪽의 축융봉까지 도는 환상종주이었으나 11월 부터 시행되는 산불조심기간으로 인한 곳곳의 출입통제로 하는 수 없이 이곳에서 청량산의 가을 아름다움을 속속들이 만끽하며 김생과 최치원을 비롯한 옛 선현들의 발자취가 서려있는 김생굴과 어풍대 그리고 풍혈대와 응진전을 거쳐 오후 2시 반경 입석옆의 주차장으로 하산하였다.
축융봉 정상에서 입구까지는 데크 보수공사로 11.16일까지 출입이 통제된다는 플래카드가 입구에 붙어있는 것을 보았기에 무리하면 어두워지기 전에 산성입구를 거쳐 축융봉을 왕복할 수는 있을것 같았으나 이미 약 천 미터 가까이 고도를 올리면서 상당히 걸었기에 약간은 피곤하기도 하여 축융봉은 다음으로 미루고 일사천리로 도로길을 따라 입구로 하산하여 "청량산 박물관"을 들러 마침 열리고 있던 "청량을 읊다"라는 제목의 청량산 유산기와 시 모음을 감상하고 오후 4시경 야영장으로 돌아왔다.
이후에는 늘 그러하듯이 너무나 황홀한 느낌의 뜨거운 샤워 후 김치 돼지고기 찌개를 끓여 이태백의 월하독작(月下獨酌) 흉내를 내며 한잔의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편안한 느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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