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31(목) 좋은 가을 날씨
쉘터의 내부가 블랙 코팅이 되어있어 비교적 잘 자고 7시가 넘어서 일어나 바깥을 살펴보니 날씨도 괜찮아 라면을 끓여 햇반으로 아침을 하고 오늘은 이곳 황정산을 크게 한 바퀴 도는 등산을 하고자 9시경 야영장에서 바로 남쪽 계곡으로 이어지는 석화봉 A코스를 따라 가을색으로 짙게 물든 계곡으로 들어서니 크게 사람의 흔적이 없어 바로 적막강산의 느낌이었다.
사실 이코스는 과거 수년전에 이곳에 머물며 한차례 올랐던 곳이나 그사이에 산천은 크게 변하지 않았을 터인데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않아서 인지 초반에 길 찾기가 조금 힘들어 잠깐 헤매다가 제대로 길을 찾아 트레일을 따르는데 군데군데 약간은 위험한 암벽의 로프 구간에는 암벽 전문가와 안전 장비를 갖추고 가라는 등의 위험에 대한 엄청난 경고 문구가 여러 군데 적혀있어 조심하여 천천히 오르니 릿지 자체의 위험성보다는 오히려 낡은 밧줄등이 사람을 약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하였다.
10시 반이 못된 시각 위험한 암벽 구간을 지나 석화봉 정상 직전의 전망 포인트에 다다르니 역시나 소백산 주능선을 포함한 백두대간의 장엄한 파노라마가 펼쳐지고 있어 사방으로의 멋진 조망을 감상하며 잠시 숨을 고른 후 다시 길을 이어 지척의 아무런 조망이 없는 석화봉 정상에 도착하였다.
수년전에는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 이곳에서 다시 B코스를 따라 휴양림으로 하산하였지만 이번에는 황정산 주능으로 연결되는 지능선을 따라 서쪽으로 조금 나아가 10시 50분경 남북으로 길게 뻗은 주능에 이르고 이어서 북으로 남봉을 향하여 한적함 속에서 작은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가다가 빗재에서 올라오는 코스와 만나는 곳에서는 최단거리 코스인 빗재에서 왕복 산행을 계획하고 올라온다는 시끌벅적한 단체 산행팀도 만나게 되었는데 조용한 산천이 갑자기 저잣거리로 변한 듯하였다.
하여 서둘러 12시 15분경 아무런 조망도 없는 정상에 도착하여 인증샷만 찍고 진행 방향인 영인봉 쪽으로 조금 진행하다가 전망이 수려한 바위에서 어제 파리바케트에서 사서 아이스박스에 넣어둔 샌드위치와 커피로 점심 요기를 하고 한참을 쉰 후 좌로는 도락산을 우측으로는 올산과 흰봉산 넘어 소백산 능선을 조망하며 영인봉을 향하여 석화봉 A코스에 못지않은 암릉길을 이어나가는데 여러 군데에 걸려있는 낡은 로프가 역시 조금은 불안하였다.
약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사방으로의 수려한 조망을 즐기며 암릉 구간을 지나 영인봉에 이르고 이어서 약 10여분 뒤에는 원통암과의 갈림길에 당도하여 급경사의 내리막을 따라 하산을 시작하여 오후 3시경 무려 삽십 수년만에 부모님과의 추억이 서려있는 고운 단풍으로 둘러싸인 원통암에 당도하여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듯한 암자 앞의 칠성암을 보며 실망하였으나 그래도 약간의 시주를 하였다.
이후 암자를 지키고 있던 보살의 고맙다는 얘기를 뒤로하고 부지런히 하산을 재촉하여 약 30여 분 뒤 거대한 미륵부처상과 대흥사를 거쳐 도로변으로 하산 후 다시 한적한 차량 도로를 따라 약 2.5 킬로 정도 휘적휘적 걸어 야영장으로 돌아옴으로써 이번 여행의 중요 목적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다.
그리고 당연히 고생한? 자만이 느낄 수 있는 꿈같은 샤워를 하고 저녁에는 비비고 추어탕을 주메뉴로 남은 막걸리 한 병을 반주로 곁들여 저녁을 하고 음악과 스산한 가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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