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6(금) 종일 흐리고 간간히 약한 비
11월 두번째 일요일인 모레 8일이 매년 정해진 고향 청송에서의 시제라 7대를 장자로 내려온 입장에서는 당연히 참석해야 하나 조상님들에 대한 의무적인 예의만으로 먼길을 가기에는 너무 삭막하여 여행을 겸하여 가려고 근무일정을 조정하여 금요일 하루를 포함하여 2박3일의 시간을 만들었고 또한 금요일 하루지만 운좋게도 "주왕산 국립공원 상의 야영장"의 한자리를 예약할 수 있었다.
또한 원래는 오늘 일찍 대전에서 출발하여 속리산쪽을 들렸다가 주왕산으로 가려고 계획하였으나 이른 아침 서울 집에서 출발한 와이프가 졸음으로 대전역에서 내리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겨 우여곡절 끝에 다시 대전에서 만나 부근의 홈 플러스에서 제수 용품과 필요한 물품들을 사고 출발할려니 11시가 훌쩍 넘어서 버렸을 뿐만 아니라 날씨 또한 비 예보가 있어 속리산 등산은 포기하고 가는 길목인 보은을 들려 점심이나 먹고 읍내에 위치한 "삼년산성"이나 한바퀴 둘러보고 가기로 일정을 변경하고 옥천을 지나 37번 국도를 타고 대청호를 북으로 가로질러 보은을 향하였다.
12시가 훌쩍 지난 시각에 도착한 보은읍내는 마침 장날이라 흐린 날씨 속에서도 상당히 붐비고 있었는데 그 활기들이 보기 좋았고 장터 부근의 나름 맛집이라는 코끼리 식당에서 먹은 버섯전골도 그런대로 평균적인 수준은 되었다.
점심 후에는 읍의 동쪽을 둘러싸고 있는 신라시대에 축조되어 삼국통일 전쟁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아주 견고하게 축성되어 우리나라 산성의 축성 기술 연구에도 중요하다는 삼년산성을 서문쪽에서 시작하여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둘러보려 하였으나 북문지를 지나면서 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성을 나왔으나 지금까지 보아온 다른 산성들에 비하여 아주 견고하게 축성되어 있음을 한눈에 볼 수 있었고 뿐만 아니라 멀리 동쪽으로 성벽넘어 구병산의 봉우리들과 속리산 줄기도 아스라히 보이고 또한 비오는 날 오래된 폐허가 주는 가슴이 싸한 서정들이 무언가 마음을 차분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후 영덕당진간 고속도로를 달려 오후 4시경 주왕산 상의 야영장에 도착하여 간단히 오두막 집 하나를 지은 후 오락가락하는 약한 비속에서도 큰 문제 없이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어언 60 여년이 되어가는 유년 시절 기억의 파편들을 더듬으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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