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25(일) 맑고 따뜻함
숙소의 아침 식사 시간인 7시 반경에 대충 맞추어 일어나니 날씨는 맑은 가운데 이른 아침이라 약간은 쌀쌀하지만 어제와 비교하여 바람이 전혀 없어 낮엔 상당히 따뜻하다고 예보는 말하고 있었다.
아침 식사 후 약간은 비싸다고 느껴지는 곶감도(10개 짜리 한 묶음에 20,000원) 구입하고 와이프와 오늘의 일정에 대하여 상의해 보았는데 바로 앞 정면으로 우람하게 자리하고 있는 형제봉(해발 1,115 미터)의 6,7부 능선을 넘어가는 다음 코스의 지리산 둘레길은 와이프가 도저히 못하겠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일차로 숙소 주인장의 추천대로 청학동까지 이어지는 비교적 편안한 단풍 숲길이 유명한 회남재를 가기로 하고 8시 조금 지나 숙소를 나섰다.
이른 아침이라 한적하나 올라갈수록 도로 사정이 임도 수준으로 험해지는 길을 따라 8시 반경 회남정이란 이름의 정자가 서있는 해발 740 미터의 청학동과 악양면을 잇는 회남재 정상에 도착하니 역시나 우리가 처음이다.
차량을 한쪽에 주차 후 청학동쪽으로 내려가는데 예상과는 달리 이상하게도 주변에 단풍이 거의 물들지 않아 와이프와 의논한 결과 이런 상태라면 이곳을 트레킹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과감히 돌아서기로 하고 차를 돌려 다시 악양쪽으로 내려와 이곳 악양면 평사리 최대의 볼거리인 최참판댁을 향하였다.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상당한 관람객들이 보이고 또한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최참판댁과 박경리 문학관을 둘러 보는데 너무나 유명한 작품이고 또한 그 작품의 무대라 이런저런 많은 기억들과 생각들이 떠올랐다.
10시 반경 최참판댁을 나와 플랜 B로 생각해 두었던 섬진강변 트레킹을 위하여 시발점이자 지난주에 들렸던 하동읍의 하동 송림공원에 도착하여 차량을 주차 후 맑고 청명하고 비교적 따뜻한 아주 좋은 가을 날씨 아래 섬진강을 따라 하류쪽으로 향하였는데 지난주와 달리 바닷물의 만조 시간인지 강의 수위가 상당히 올라와 있었다.
공원처럼 꾸며놓은 강변을 따라 출발하자 마자 서울의 구 경의선, 경춘선 처럼 폐선된 구 경전선 철교를 걷기 트레일로 조성해 놓아 그곳 다리위에 올라 멋있는 조망을 즐긴 후 다시 강변을 따라 작은 마을들과 상류 그리고 강 건너편 광양쪽의 평화로은 풍경들 그리고 강물위의 때 이른 철새떼들을 구경하며 하류로 향하였다.
그리고 정오경 2번 국도상의 섬진강 대교가 가로지르는 즈음에 조성해 놓은 엄청난 규모의 하동포구공원을 지나는데 규모 뿐만 아니라 하동읍의 송림 못지 않은 대규모의 오래된 송림도 있어 많은 사람들의 쉼터가 되기에 충분해 보였다.
이후에는 지류인 횡천강의 합류부를 지나 바로 나타나는 큰 규모는 아니지만 강변에 형성된 갈대숲을 지나고 다시 길을 재촉하니 진짜 재첩 산지라면서 재첩 전문식당들이 모여있고 많은 손님들로 붐비는 신방 마을이란 곳이 나타나는데 하동읍에 있는 식당들 보다는 진짜 원조 같아 보였다.
허나 우리는 직전에 상당한 요기를 하였기에 나중에 돌아오는 길에 들리기로 하고 갈수록 강폭이 넓어지며 시원한 조망을 선사하는 섬진강을 따라 한마리의 얼룩이 강아지와 같이 하구쪽으로 조금 더 진행하여 선소 마을앞에 조성된 선소 소공원을 거쳐 남해고속도로가 가로지르는 섬진강교 부근의 주교천이란 지류와의 합류점에 형성된 조개섬이란 섬까지 진행하니 거리상으론 약 11 키로 걸은 셈이고 시간은 오후 2시 반이 넘어가고 있었다.
처음의 목표지였던 고포 수변공원까지는 약 4키로 남짓하나 와이프가 힘들어 하고 또한 와이프는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갈길이 머니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고 발걸음을 돌려 신방 마을로 돌아와 원조 강변할매재첩식당에서 재첩국과 재첩덮밥으로 이른 저녁을 하였는데 하동읍의 식당에 비하여 가성비가 나아 보였다.
오후 3시 반이 지나 식사를 끝내고 나와 하동읍까지 택시를 부르려고 하니 주인 할머니가 바로 버스가 있다고 하여 3시 50분경 식당 바로 앞에서 정겨운 농어촌 버스를 타고 하동읍으로 돌아와 차량을 회수 후 삼진강변을 따라 북으로 가는 19번 국도를 타고 대전을 향하였다.
그리고 최근들어 실로 이십 수년 만에 몇차례 하동을 오가며 너무 좋은 느낌을 받아 은퇴후에 이곳 하동에서 살아볼까라고 생각해 보기도 하였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하기엔 이런저런 문제들이 많아 당분간은 간절한 마음만을 담고 있어야 할것 같은 약간은 서글픈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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