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4년

군위(영천) 화산과 화산산성 북문 폐허 그리고 풍차전망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4. 10. 1. 18:58

2024.9.25(수) 구름 많고 늦더위

지난 주말을 포함하여 4일 간의 연속적인 근무를 끝내고 이번주 후반에는 포항시 북구 기북면에 위치한 비학산 자연휴양림의 야영장에 머물며 근처의 산행과 더위로 인하여 미뤄둔 청송 先塋의 벌초와 성묘를 하기로 계획하였다.

그리고 가는 도중에는 '80년대 후반 어느 추운 겨울 때늦은 푸른 제복을 입고 일주일을 머물며 유격 훈련을 받았던 영천과 군위의 경계에 위치한 화산을 들르기로 하고 부지런히 달렸으나 거리가 있기에 오후 1시경이 되어서야 이미 해발이 육백여 미터대에 이르는 화산 정상부 일대의 고산 경작지 중간에 홀로 서있는 군위군 화북4리 마을회관에 도착하였는데 그동안의 40여 년에 가까운 세월은 당연히 옛 기억을 전혀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하기에 충분하였다.

과수원을 비롯한 많은 농경지 개간과 풍력 발전 그리고 관광지 개발이 이루어지며 좁은 시멘트 포장의 소로들이 얽혀 있는 낯섦 속에서 확실한 방향 감각도 못 찾고 어떡할까 잠시 망설이며 지도와 선답자들의 루트를 검색한 결과 일단은 차량을 부근에 주차하고 먼저 화산 정상을 들렸다가 화산산성 북문터 그리고 풍차전망대 순으로 시계 반대방향으로 한 바퀴 돌기로 하고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이후 거의 대부분이 시멘트 포장의 소로로 이루어진 트레일을 따라 당연히 출입이 통제된 추억의 화산 유격훈련장 입구를 거쳐 힘차게 돌아가는 풍력발전기의 소음공해? 속에서  간식도 먹으며 화산 정상을 왕복하였는데 별다른 특별함은 없었으나 정상 부근에서 멀리 남서쪽으로 보이는 최근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또한 고향이라서 많은 추억이 깃들여 있는 대구 팔공산의 모습은 나름 멋진 풍광으로 생각되었다.

화산 정상 왕복

 

화산 정상에서 길을 되돌아 나온 후에는 산의 북쪽 계곡에 자리한 아무도 없는 화산산성 북문터에 들러 잠시 폐허에서만 느낄수 있는 무언가 허망한 아름다움을 만끽하고 이어서 풍차 전망대에 올라 이미 가을의 전령이라는 코스모스가 만개한 채 바람에 흔들리는 풍광 아래로 저 멀리 군위호의 멋진 모습을 조망 후 출발지로 돌아옴으로써 약 2시간 반에 걸친 나름 보람 있었던 트레킹을 끝내게 되었다.

 

 

 

 

이어서 다시 차량에 올라 길을 부지런히 달려 포항시 북구 기계면 소재지의 하나로 마트에서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기북면의 비학산 서쪽 계곡 깊숙히 자리한 "비학산 자연휴양림"의 데크가 6개뿐인 한적한 야영장에 도착하니 이미 오후 6시가 넘어 어둠이 내리고 있었다.

하여 서둘러 앞으로 4박 5일동안 머물 보금자리로 5번 데크에 타프와 작은 텐트를 피치하고 온수가 나오지 않아 비록 찬물이지만 천국 같은 느낌의 샤워 후 늘 그러하듯이 조촐하게나마 돼지고기 목살을 조금 구워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였는데 최근에 일어난 이런저런 내적 외적인 좋지 않은 일들로 인한 마음의 불편함으로 인하여 결국은 과음을 하고 밤 10시경 정신없이 골아떨어지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