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20(수) 구름 상당
어젯밤 혼자서 와인과 분위기에 취하여 쉽게 잠에 들 수 있었고 따라서 아침 일찍 일어나 온천욕을 한 후 8시도 되기 전이라서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준비해 둔 토스트 빵과 땅콩버터 그리고 커피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물과 간식 특히 숙소의 주인집이 과수원을 가지고 있어 얻은 사과 등등을 넉넉히 챙겨 9시가 채 못된 시각 숙소를 나섰다.
그리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많은 러시아 인들이 이곳에 장기체류하는 바람에 곳곳에 씌여진 키릴 문자에 이상한 느낌을 받으며 비록 최상의 날씨는 아니지만 정겹고 아름다운 마을들과 사과가 주렁주렁 달린 수많은 과수원들 사이를 지나 2015년도에 이미 한번 다녀왔던 조기니 폭포를 향하였는데 역시나 나 혼자뿐이었다.
9시 반경에 Lower Jogini Waterfall 그리고 9시 50분경에 Upper Waterfall에 도달하여 거대하고도 우렁찬 소리의 폭포와 계곡 건너편으로 건너 보이는 하누만 티바(Hanuman Tibba, 해발 약 6000 미터) 봉을 맹주로 하는 인도 히말라야의 한 부분인 다울라다르 산맥의 풍광을 감상 후 계곡을 따라 비아스 강변의 마을로 내려왔다.
이후 지난여름 큰 홍수로 인하여 임시로 급조된 나무다리를 이용하여 비아스 강을 건넌 후 수확이 한창인 과수원들 사이를 통하여 다시 북쪽으로 솔랑 마을을 향하다가 정오경 부르와 마을 근처의 다바에서 의외로 맛있는 달밧으로 점심을 하고 아름다운 인도 시골 마을의 풍광들을 감상하며 또한 그곳 사람들의 녹녹지 않은 삶의 현장들을 목격하며 길을 이어 나갔다.그리고 오후 2시가 조금 넘은 시각 상당히 험한 급류를 건너 오늘의 목적지인 솔랑 마을에 도착하였는데 주위에는 사륜 구동 오토바이와 번지 점프 등등의 인공적인 온갖 액티비티 시설들과 이를 이용하려는 인도 관광객들로 가득하여 개인적으로는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조금의 기다림 후에 35루피의 저렴한 요금으로 마날리행 로칼 버스를 타고 뉴 마날리의 버스 스탠드에 내려 다음 주 화요일인 26일쯤 데라둔으로 가는 HRTC(Himachal Pradesh Road Transport)의 야간 장거리 버스를 예매하려 하였으나 무슨 이유인지 출발 이틀 전부터 매표가 가능하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무려?200 루피의 공정 가격?을 주고 오토릭샤를 이용하여 바쉬싯의 숙소로 돌아왔는데 아직도 도로에는 지난 여름 수해의 흔적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리고 역시나 뜨끈한 온천으로 하루의 피로를 씻어낸 후 근처의 랑골리 레스토랑에서 300 루피짜리 치킨 피자를 테이크 아웃하여 와인 숍에서 사 온 맥주를 곁들여 어제와 같이 방앞의 베란다에서 나름 근사한 저녁을 하고 건강한 피로감을 느끼며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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