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9.21(목) 구름 조금 끼었다가 차츰 많아짐.
어제의 트레킹에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눈이 뜨여 역시나 온천욕을 하고 아직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아 어제와 같이 간단히 아침 식사 후 직접 도시락을 만들고 간식과 물을 넉넉히 챙겨 7시가 되기 전에 숙소를 나서 비아스 강변의 3번 국도(NH03)로 내려갔다.
그리고 오늘 계획하고 있는 마날리를 관통하여 펀잡주에서 수트레지강에 합류한 후 결국은 인더스와 합쳐지는 비아스 강의 발원지 부근에 위치한 신성한 호수인 비아스 쿤드 왕복 트레킹의 들날머리인 둔디(Dhundi)로 가기 위하여 7시 뉴 마날리 버스 스탠드 출발의 로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쉽게도 도로변에 도착하기 직전에 버스가 뒷모습을 보이고 사라져 버려 난감하던 차에 별다른 기대없이 시도한 히치하이크가 운 좋게도 한 번만에 성공하여 아탈(Atal) 터널을 지난 시수(Sissu)에 사는 친척을 방문한다는 인도인의 차를 얻어 타게 되어 예상보다 이른 시각인 7시 40분경에 둔디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진심 어린 고마움을 전하고 차에서 내려 진행 방향을 바라보니 머물고 있는 바쉬싯에서는 늘 시야에서 약간 비켜나 있던 하누만 티바 봉우리가 좌우로 거대한 설산군을 거느리고 머리에는 흰 눈을 인채 그 웅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숨이 멎는 듯한 감동이 왔으나 조금씩 진행하여 가까이 다가갈수록 순식간에 구름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안타깝기만 하였다.
역시나 혼자 호젓하게 정면으로는 하누만 티바 산군을 뒤로는 로탕 패스 넘어 함타 패스 주변의 인드라산? 일대와 칠자매봉(7 sister's peak)라 불리는 암봉을 조망하며 천천히 고도를 높여 나아가다가 작은 언덕을 넘으니 진행방향으로 멀리 거대한 텐트촌이 보여 궁금함이 밀려왔고 따라서 걸음을 빨리하여 다가가보니 이 텐트촌은 "마날리 등산학교"의 일종의 트레이닝 캠프였는데 인도 전역에서 전문 산악인을 꿈꾸며 약 100여 명의 남녀 젊은이들이 훈련차 머물고 있었다.
캠프에서 잠시 휴식한 이후에는 약 2시간여 동안 맵스 미 그리고 램블러 어플과 바위에 새겨진 흰색깔의 화살표를 이정표 삼아 거칠고 급경사의 빙하 모레인 지대를 힘들게 오르고 또한 차디찬 빙하 급류를 겨우 뛰어 건너 정오가 조금 못된 시각 하누만 티바 빙하 아래의 초지에 자리한 양치기의 텐트에 도착하여 양치기와 몇 마디 얘기를 나누었는데 약 10 여일 뒤면 이곳을 정리하고 집으로 내려간다면서 즐거워하는 양치기의 모습에서 애틋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양치기와 아쉬운 작별을 하고 난뒤 다시 약간의 방향을 틀어 또 다른 한 군데의 양치기 숙소를 지나고 큰 초지를 통과하여 12시 20분경 해발 약 3700 미터에 위치한 크기는 작으나 수심은 엄청나게 깊어 보이는 오늘의 목적지인 비아스 쿤드에 도착하여 호숫가에서 주변의 그림 같은 풍경을 조망하며 준비해 간 음식으로 꿀맛 같은 점심을 하였다.
식사 후 하산길을 생각해 보았는데 어플에는 시계방향으로 급경사의 산을 넘어 트레이닝 캠프로 이어지는 환상의 트레일이 있으나 날씨가 나빠지고 있고 또한 지난여름 수해로 인하여 트레일의 상태가 어떤지도 모르는데 더하여 나 자신이 혼자라서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마땅한 대책이 없기에 안전하게 왔던 길을 따라 되돌아 섰다.
이미 급류에 물이 불어 하산시에는 결국은 신발을 벗어 들고 빙하 계류를 건넌 후 거대한 빙하 모레인 지대를 따르다가 잠시 길을 잘못 들었으나 참으로 다행하게도 멀리서 양치기가 큰소리와 손짓으로 방향을 잡아주어 무사히 트레이닝캠프를 거쳐 오후 4시 반경 약간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둔디의 도로변에 내려설 수 있었다.
그리고 길가의 간식을 파는 노점에서 쿨체라는 음식을 먹고 비를 피하며 오후 5시 반경에 키롱쪽에서 오는 로칼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중에도 지나던 많은 인도인들이 차량을 세우고 간식을 즐기는데 비용을 구글 페이로 지불하여 약간은 놀랍기도 하였다.
그 와중에 인도인 두 사람이 내 상황을 보더니 자기들도 마날리로 가니 태워 주겠다고 하여 아침에 이어 두 번째 행운이 찾아와 의외로 일찍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고 이후에는 역시나 뜨끈한 온천욕을 하고 좋아하는 덴뚝으로 저녁 식사 후 지친 몸을 일찍 침대에 눕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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