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2년

포천 백운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2. 10. 14. 22:11

2022.10.11(화) 흐리다 서서히 맑아짐

지난 이틀간의 궂은 날씨에 이어 오늘도 오전에는 흐리지만 오후부터 좋아진다는 날씨 예보를 믿고 이른 아침 일어나 우유 한잔을 마신 후 와이프가 싸준 김밥을 챙기고 1박 2일의 야영과 산행 준비를 하여 집을 나서 포천시 이동면의 백운산 산행을 위하여 백운계곡 입구의 흥룡사 주차장을 향하였다.

47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올라가 9시 반경 주차장에 도착하였는데 예상과 같이 3일 연휴가 끝난 시점이라 널찍한 주차장은 텅텅 비어 있었고 이어서 간단히 산행 채비를 한 후 흥룡사 앞마당을 거쳐 서서히 가을색으로 물들어 가는 백운계곡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좌측으로 능선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사실 백운계곡은 깊고 수량이 풍부하여 여름에는 계곡 산행이 제격이나 지금은 이미 가을로 들어섰기에 시원한 조망을 기대하며 시계방향으로 능선 산행을 하기로 미리 생각을 하였기에 주저없이 능선을 따라 오르며 고도를 높이니 멀리 북으로는 일전에 올랐던 광덕산과 상해봉이 그리고 남으로는 백운계곡 건너로 오늘 가야 할 향적봉과 흥룡봉 능선이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약 2시간이 조금 지난 시각인 정오경 한북정맥에 위치한 백운산 정상에 도착하니 나무들로 인하여 조망이 좋지 않아 아쉬웠으나 대신에 아침에 비하여 날씨가 좋아져서 기분좋게 준비해 간 김밥과 컵라면으로 요기를 한 후 적막강산의 한적함을 즐기며 남으로 한북정맥 능선을 따라 삼각봉을 지나 도마치봉에 이른 후 한북정맥 길과 작별하고 서쪽으로 향적봉을 향하는 능선에 들어섰다.

그리고 가끔씩 터지는 북쪽의 광덕산 쪽과 남쪽의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그리고 그 너머 동남쪽으로 도마치 고개를 지나 석룡산과 화악산으로 첩첩이 이어지는 거대한 산그리매들을 감상하며 나아가다가 향적봉을 지난 후에는 지금까지 와는 달리 약간은 거친 암릉길을 지나 흥룡봉과 649봉을 경유하여 출발한지 약  6시간 만에 주차장으로 돌아왔는데 결국은 산행 내내 한 사람의 산객도 조우치 못하는 고독한 산행이 되었다. 

이후 화장실에서 간단히 땀에 절은 얼굴을 씻은 후 내일 산행지로 계획하고 있는 가을철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 부근을 경유하여 오늘의 숙소로 예약해둔 포천시 영북면의 한탄강변에 위치한 비둘기낭 캠핑장을 향하였고 오후 5시경 캠핑장에 도착하니 캠핑장은 포천시에서 한탄강변에 많은 비용과 노력을 들여 엄청나게 크게 잘 조성한 한탄강 지질공원과 야생화 공원과 같이 있었는데 캠핑장의 규모와 크기도 대단하였고 또한 평일임에도 많은 야영객들이 자연과 어울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혼자가 좋아? 제일 구석지다고 생각하여 예약해둔 A 구역 1번 사이트에 조용히 작은 텐트를 하나 피치하고 뜨거운 샤워를 한 후 반주를 곁들여 간단히 저녁을 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백운산 한바퀴
비둘기낭 캠핑장에서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