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2021년 가을 남도 여행(8)-보길도 여행과 격자봉(해발 433 미터) 산행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11. 23. 16:59

2021.10.9(금) 구름 많음

일기예보는 지금까지 와는 달리 오늘부터 날씨가 좋지 않음을 예고하고 있었다.  하지만 무려 50여 년 가까이 들어왔으나 직접 가보지는 못한 고산 윤선도 선생과 보길도에 대한 얘기는 나에게는 마치 무슨 무릉도원에 대한 얘기처럼 들려 이번 기회에 꼭 가봐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이른 아침 일찍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한 후 차량에 올라 역시나 오랫동안 이름만 들어온 해남의 땅끝 마을을 향하였다.

사실 완도군 보길면에 속하는 보길도를 가는 방법은 보길도가 북쪽의 노화도와 연도교로 연결되어 있기에 해남의 땅끝 마을에서 페리를 타고 노화도의 산양항으로 가는 방법과 완도 본섬의 화흥포항에서 노화도의 동천항으로 가는 방법의 두 가지가 있는데 우리의 경우 완도는 가보았으나 땅끝 마을은 가보지 못하였기에 땅끝에서 배를 타기로 하였다.

7시가 조금 넘어 목포 숙소를 출발하여 네비의 안내를 따라 영산강 하구둑을 건너고 해남읍을 경유하여 땅끝 마을을 향하는데 의외로 거리가 거의 100여 키로나 되어 차량 정체가 거의 없음에도 9시 가까이 되어 도착하니 좋지 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휴를 맞이하여 그동안 코로나로 인하여 갇힌 기분으로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나들이를 나온 듯 상당한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여 우리도 땅끝 마을은 돌아올 때 둘러보기로 하고 우선 9시 출발의 페리호에 승선하여 노화도 산양항을 향하였다.  약 30여 분 후 산양항에 도착하여 차량으로 한참을 달려 보길대교를 건너 보길도로 이동한 뒤 고산 윤선도 선생의 유적지의 중심인 세연정과 원림에 도착하였으나 아쉽게도 코비드 19 사태로 인하여 폐쇄되어 있어 하는 수 없이 부용동 골짜기를 따라 올라 동천 석실과 낙서재의 갈림길에 차를 주차 후 등산 준비를 하여 동천 석실을 들렸다가 돌아나와 반대편의 낙서재와 곡수당을 거친 후 산길로 들어서 시계방향으로 이곳 보길도의 최고봉인 격자봉을 중심으로 한바퀴 돌았는데 천천히 운행하여 약 5 시간 정도가 걸렸고 날씨가 좋지 않아서인지 몇 군데에서의 조망을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모든것이 명성에 미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땅끝 마을에서 페리를 타고 노화도 산양항까지
윤선도 문학관 앞 마당에 세워져 있는 어부사시사가 새겨진 돌.
윤선도 유적지와 격자봉 등산

 

원래는 하산 후 예쁜 바닷가 팬션에서 하루 정도 더 머물려고 계획하였으나 내일은 비 예보까지 있어 와이프와 상의끝에 일단은 육지로 나가기로 하고 다시 산양항을 거쳐 땅끝 마을로 돌아오니 오후 4 시 반경이 되었는데 땅끝 전망대로 올라가는 모노레일은 긴줄을 서야 할 정도로 아침보다 더 많은 탐방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하여 우리도 간단하게나마 부근의 땅끝 탑 정도만 둘러 본 후 서둘러 마을을 벗어나 해안을 달리는 아름다운 77번 국도를 따라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 의 영랑 김윤식 시인의 고향이자 남도를 대표하는? 고장인 강진을 향하였다.

 

다시 땅끝 마을에서

이미 어둑해진 저녁 7시가 가까운 시각 강진읍에 도착하여 근사한 남도 한정식을 찾았으나 예약 만원과 4인 기준 등등의 이런저런 사정으로 불발이 되고 차선책으로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찾은 왕성식당이란 곳에서 지역 막걸리를 반주로 조기 매운탕으로 저녁을 하였는데 이 조기 매운탕이 의외로 맛이 있어 나름 흡족한 저녁이 되었고 저녁 후에는 읍내의 욕조를 가진 모텔급 숙소에서 뜨끈한 탕 목욕 후 길었던 하루를 마감하였다.

 

레트로 풍의 강진읍 거리와 저녁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