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6(수) 맑고 덥다가 저녁 무렵에는 약간 흐려지며 해무
날씨도 비교적 괜찮아 밤에 잘자고 6시 조금 넘어 일어나니 막 일출이 시작되려 하고 있어 야영지 뒷쪽의 바위틈을 넘어 가 나름 대단한 일출을 감상한 후 컵밥 종류로 아침을 하고
오늘 계획한 가거도 전체 섬을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도는 약 이십 수 키로의 트레킹을 위하여 2 리터 정도의 물과 상당한 양의 간식 등을 준비 후 8시 반 쯤 야영지를 나서 대리 마을을 거쳐 어제 올랐던 1. 2. 3 구 세 마을의 갈림길인 삿갓재 삼거리를 향하였다.
약 40 여분이 걸려 산의 안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가거도에 있는 3개의 마을이 갈라지는 분기점이자 일종의 교통 요지인 삿갓재에 도착하고 이어서 오늘은 좌측의 2구 마을(항리)을 향하여 산허리를 휘감고 도는 아무도 없는 포장 임도 수준의 도로를 따라 맑은 날씨 아래 콧노래를 부르며 나아갔다.
그리고 10시 반경 항리 마을에 다다르고 그곳에서 바다쪽으로 불쑥 길게 내민 이곳 가거도 최고 비경중의 하나라는 섬등반도를 혼자 독차지 하며 둘러보고 내려오는데 이미 오래전에 폐교된 듯한 작은 학교터에서는 정말로 유년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듯 윗쪽 부분이 이미 부서져 내린 이승복 소년상과 독서하는 소녀상이 양쪽으로 서있었는데 아마도 교문 입구로 추정되는 바 가만히 귀를 기울이니 당시 학생들의 재잘거림이 들려 오는 듯 하고 무언지 모르게 가슴이 싸하게 아려오기도 하여 한참을 상념에 잠겨 앉아 있었다.
이 후 텅비다시피한 마을을 지나며 시계방향으로 본격적인 해안 산길로 접어들어 가거도 최북단의 등대를 향하는데 트레일이 해안 절벽 바로 옆을 따라 나있고 또한 사람들의 흔적이 그렇게 많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숲도 울창하여 나름 거친 길 상태였으나 처음이라는 호기심과 시선을 돌릴 때마다 보이는 지나온 섬등반도와 멀리 바다 풍광이 더욱 아름다워 약간은 흥분감 마저 느끼며 계속 나아가 오후 1 시경 일몰이 대단하다는 선녀봉이라는 바닷가 바위 봉우리에 올랐고 이어서 동백나무가 울창한 약간의 내리막을 쭉 내려가 오후 2시가 못 미친 시각 중간 지점쯤 되는 등대에 도착하였다.
100년도 더 되었다는 가거도 등대는 아무도 보이지 않은 적막감 속에 신기루 처럼 서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관광객들에게 숙소로 제공하기도 하였다고 하는 몇 채의 단독 건물들도 보였고 마당에는 원두막과 수도 꼭지도 있어 나도 한참을 쉬면서 세수도 하고 간식도 먹고 또한 이곳에서 약간 아래쪽에 위치한 고대의 패총도 둘러보고 후반부를 위하여 먹을 물도 물병에 다시 가득 채웠다.
한참의 휴식 후 다시 걷기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시멘트 포장의 길을 따라 3구 마을(대풍리)를 향하는데 가끔 독실산 정상쪽으로 짙은 구름이 끼기 시작하여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하였으나 비가 올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오후 3시쯤 한국기행이란 TV 프로그램이 두차례나 촬영하였다는 유명 민박과 낚시 안내집이 있다는 대풍리 마을을 지나고 이어서 이곳 가거도의 또 다른 비경중의 하나라는 빈지박이란 재미있는 이름의 바닷가 절벽을 다녀오는데 길이 험하고 이정표에 적힌 것 보다 거리가 더있어 다시 도로로 돌아오니 오후 4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대단한 풍광으로 느껴 지지는 않았다.
이 후 다시 급격한 오르막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어제 왔었던 독실산 정상부와 갈라지는 삼거리에 다다른 후 이번에는 산능선을 따르는 산길 트레일을 따라 달뜬목과 해뜰목을 거쳐 야영지로 가기 위하여 출발하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짙은 해무가 올라오고 뿐만 아니라 아직 시간이 저녁 6시가 안되었음에도 숲이 너무 짙고 해무로 인하여 헤드랜턴을 이용하여야 할 정도로 어두워 지고 있어 마지막 갈림길에서 약간 우회하더라도 다시 시멘트 포장길로 돌아나와 어제와 같이 삿갓재를 거쳐 대리 마을을 통과하여 야영지로 돌아오는데 항구에는 마침 내일 아침 내가 타고 나갈 오늘 오후 3시경 목포에서 출발하여 만재도를 거쳐 오는 뉴퀸호가 막 들어오고 있어 시간을 확인하니 아침에 트레킹을 출발한지 거의 10 여 시간이 지난 오후 6시 반경이 되어 가고 있었고 거리도 20 키로를 넘어가고 있었다.
야영지에 배낭을 내려놓은 후 간단히 씻고 사실 오늘 저녁은 사먹으려고 처음부터 계획하였기에 마을의 식당들을 찾아 몇군데의 문을 두드렸으나 혼자라서인지 밥이 없다 혹은 볼일이 있다며 가는 곳 마다 거절을 당해 황당한 상황이 되어가고 있는 순간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린 "창신 민박식당"에서 동네 이웃들과 같이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있던 마을 청년회장이라는 사장님과 지인들의 호의로 그분들의 좌석에 합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나서 식단을 살펴보니 이곳에서 직접 잡고 채취한 여러가지 해산물들로 차려진 진수성찬이어서 감지덕지하며 사장님 포함 4 사람이 소주 맥주를 포함한 반주를 곁들여 거나하게 저녁을 하였는데 안사장님까지 친절하고 인정이 많아 더욱 기분이 좋았고 물론 끝날 때는 당연히 섭섭치 않을 정도의 사례를 하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야영지로 돌아와 기분좋게 잠에 골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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