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5(화) 맑고 더움
난생 처음인 곳으로 떠난다는 생각으로 약간 잠을 설쳤으나 6시 반 경 일어나 창밖을 보니
목포항에는 붉은 일출의 기운이 아직 남아있고 오늘도 날씨는 맑으나 늦더위가 기승일 것 같는 가운데 컵라면으로 간단히 아침을 하고 준비해둔 배낭을 메는데 오랜만에 기분좋은 묵직한 느낌이 오히려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시간에 늦지 않게 숙소에서 멀지 않은 여객선 터미날로 가서 승선표를 받은 후 배에 오르니 예상대로 평일이고 또한 코비드 19 상황으로 인하여 배는 아주 한적한 편이었고 십 수명의 낚시꾼들은 보이나 나같은 야영 여행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사실 가거도행 배는 내가 타고 가는 8:10 분 출발의 동양골드호 외에도 오후 3시 경에 출발하는 뉴퀸호라는 배가 하나 더 있으며 이 배는 대 흑산도를 비롯하여 여러개의 섬을 거쳐가기에 약 4시간 반 정도가 소요되는 동양골드호에 비하여 만재도 하나만을 경유하여 운행 시간이 3시간 반 정도로 한시간이나 짧으나 나는 시간의 효용성을 생각하여 갈때는 동양골드 호를 이용하고 올때는 뉴퀸호를 이용하기로 계획하였다.
정확히 예정시각에 출항한 배는 목포항을 빠져 나간 후 신안군의 섬들 사이를 지나며 도초도를 들른 후 외해로 빠져나가 다물도, 대흑산도, 상태도, 하태도를 거치며 나아가는데 멀미를 거의 하지 않는 나도 마지막 기착지인 하태도를 지나며 승선한 지 4시간이 넘어가자 약간은 힘들어지려고 하는 순간 다행히도 여전히 방파제 보강 및 보수 공사가 수십년째 진행 중이라는 가거도항(가거1구 대리 마을)에 도착하였는데 출항한 지 약 4시간 20 여분이 지난 12시 반경이었다.
속이 울렁거리는 상황 때문에 서둘러 하선하여 지척에 위치한 가거도 유일의 해수욕장이자 대부분의 야영객들이 애용하는 야영지인 동개 해수욕장으로 가니 역시나 아무도 없었고 나는 해수욕장의 동쪽 끝자락 장군바위 아래 서둘러 2일 동안의 보금자리를 세팅 하고 난 후 튀김 우동과 비비고 볶음김치로 간단히 점심을 하고 마치 여름날 바닷가의 기분을 느끼며 시원한 파도 소리 아래 텐트에서 휴식을 취하였다.
텐트에서 쉬고 있으니 배멀미 증상이 다행히도 쉽게 사라지고 컨디션이 회복됨을 느껴 오후 3시 경 처음 계획대로 해수욕장에서 나와 대리 마을(가거도항)을 거쳐 차량도로와 마지막 일부 산길을 따라 이곳 가거도의 상징인 정성부에 해경 레이더 기지가 자리한 독실산(해발 639 미터)를 약 4 시간에 걸쳐 왕복 산행하였는데 날씨도 비교적 무난하여 하산시에는 서쪽 항리 마을과 섬등반도로 떨어지는 일몰도 볼 수 있었다.
이미 해가 넘어가 어둑해진 저녁 7시가 가까워진 시각에 마을 공동 화장실에서 간단히 씻고 야영지로 돌아와 저녁으로는 햇반과 라면 그리고 볶음김치와 몇가지 밑반찬에 반주를 곁들여 혼자만의 적막을 즐기며 행복한 기분속에 나름 우아한 저녁 만찬? 후 파도 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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