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상주(尙州) 성주봉 자연휴양림 야영장(2)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7. 29. 19:03

2021.7.27(화)계속되는 폭염

오늘도 폭염은 계속되고 아침 7시가 넘어서 일어나 커피 한잔을 하고 세수를 한 후 펄펄 끓고 있는 도심과는 달리 선선한 바람이 나뭇잎을 스치는 소리가 정겹게 들리는 데크의 야전침대에 누워 가져간 80년대 이문열 작가의 중편 소설집을 읽고 있자니 아득한 그 시절의 기억들이 떠올라 무어라 표현하기 힘든 묘한 기분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10시가 넘어서며 나무들 사이로 햇볕이 조금씩 들어오기 시작하나 충분히 견딜만 하고 또한 데크 퇴실 시간이 13 시여서 계속 뒹굴다가 11시가 넘어서며 라면과 햇반으로 브런치를 하고 데크를 정리하고 나니 정오가 훌쩍 지나고 있었다.

날씨는 오늘도 폭염 경보이나 오랜만에 이곳을 왔고 또한 성주봉 자체가 그렇게 험한 산이 아니어서 간단히 성주봉만 오르기로 하고 물과 간식 등등을 넉넉히 챙겨 오후 1 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통상 오르는 코스로 많이 이용하는 암벽코스가 폐쇄 되었다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어 아랫쪽의 4구역 야영장에서 시작하는 트레일을 이용하여 성주봉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정상 직전의 조망도 훌륭하고 큰 바위안에 시원하고 음용 가능한 석간수가 고이는 "바위속 샘물'이라 불리는 포인트에서 석간수로 목도 축이며 북으로 대야산과 희양산 그리고 주흘산까지 동으로는 녹색의 들판 너머 문경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땀이 식도록 한참을 쉬었는데 이곳을 설명하는 안내판에는 뜬금없이 중국 삼국지의 인물인 상산 조자룡의 이야기가 나와 실소를 머금게 하기도 하였는데 말 그대로 전설이니 안될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 후 약간의 옛 기억이 남아있는 성주봉 정상을 지나 시계방향으로 소나무들과 여름꽃인 원추리가 만개한 능선길을 따라 가다가 제 2 하산로를 택하여 휴양림 상부로 하산하였는데 시간은 3 시간이 조금 더 걸렸고 당연히 한사람의 산객도 만나지 못한 고독한 산행이 되었다.

하산후에는 찬 샤워로 전혀 돈이 들지 않은 천국을 맛보고 다시 시원한 나무 그늘에 앉아 책을 읽다가 한여름의 뜨거운 태양이 그 빛을 잃어가는 7 시경이 되어서야 휴양림을 출발하여 대전을 향하였는데 마침 옥천읍 못미쳐 대청호반을 지날때 쯤 동쪽으로 약간은 슬프다는 느낌이 드는 아름다운 노을이 지고 있었다.

 

야영장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성주봉 한바퀴

 

옥천 부근의 대정호반에 드리우는 노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