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구미(龜尾) 옥성(玉城) 자연휴양림 야영장(2)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8. 3. 15:01

2021.7.31(토)계속되는 무더위와 폭염

지난 밤 계속되는 모기들의 공격에 비교적 이른 시각 텐트안으로 피신하여 잠을 청하였고 술의 힘이 었는지는 몰라도 그런대로 잘 자고 7시경 눈을 뜨니 오늘도 대단한 날씨가 될 것 같은 예감이다.

천천히 커피 한잔을 하고 간단히 미숫가루로 아침을 해결한 후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 본 결과 모기들이 득실거리고 바람 한 점 없는 숲속에 종일 있는 것도 고역일 것 같아 간단히 배낭을 챙겨 휴양림이 자리한 지역의 주산인 형제봉을 비교적 시원한 오전 중에 다녀 오기로 하고 9시 반 경 야영장을 나서 계곡길을 따라 도로와 차량이 발달하기 전 옥성면 주민들이 선산읍을 오갈 때 이용하던 옛길을 발굴하여 "옛 오솔길"이라 명명한 길로 들어섰다.

그리고 이 후 약 3 시간에 걸쳐 등산로와 임도길을 번갈아 조우하며  시계방향으로 형제봉을 한바퀴 돌고 야영장으로 돌아왔는데 당연히 한사람의 산객도 만나지 못했을 정도로 고독한? 산행이었지만 적막 속에서 느껴지는 편안함도 상당하였고 또한 트레일을 따라 이 지역과 연고가 있는 인물들의 소개 입간판을 세워두어 지루함도 덜어 내었다.

하지만 산행 내내 어느곳에서도 기대하였던 낙동강과 선산읍 그리고 그 주변의 조망을 볼 수 없어 많이 아쉬웠고 따라서 야영장에서 지내지 않는 경우에 일부러 찾아올 만한 단독 산행지로는 추천할 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간에 정오가 지나서 다시 야영장으로 돌아온 후 땀으로 범벅이 된 몸을 차거운 샤워로 식히는데 이 순간만은 상쾌함이 온 몸을 휘감아 역시나 몸을 조금 움직인 것이 잘 했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이후에는 남은 피자 반 판으로 점심을 하고 야전 침대에 누워 소설 책을 뒤적이며 더우면 한 두시간 마다 샤워장을 오가며 한가한 오후 시간을 보내었는데 다시 읽는 이문열의 중편집 속에 있는 새하곡과 금시조 같은 소설들의 재미가 솔솔하였다.

저녁이 되면서 몇 팀의 야영객들이 더 들어왔으나 여전히 빈곳이 많아 붐비지 않고 조용한 분위기라서 다른 많은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개인적으로 크게 불만은 없었으며 저녁으로는 추어탕을 주 메뉴로 하여 어제 마시다 남겨둔 소주를 곁들여 하고 깊어가는 여름 밤을 온몸으로 느끼며 잠을 청하였다.

 

야영장을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형제봉 한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