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구미(龜尾) 옥성(玉城) 자연휴양림 야영장(1)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8. 2. 19:33

2021.7.30(금) 무덥고 지속적인 폭염

이번 주말에는 어제의 야간 근무로 인하여 금요일 오후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의 시간이 주어졌지만 코로나 19 환자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 더해 휴가의 절정기라서 딱히 예약이 가능한 곳도 없고 또한 와이프도 갑자기 얘들 문제로 바빠 나 혼자서 지내야 할 형편이 되었다.

하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에 견디기 힘든 폭염이 지속되고 있어 이 또한 숙소에 박혀 있기에는 대단한 인내심을 요구하여 어디 조용하고 한적한 곳이 없을까 하며 어제밤 인터넷을 서핑하다가 다행히도 이런 휴가의 절정기에도 불구하고 구미시에서 운영하는 옥성면에 소재한 옥성 자연휴양림의 야영장에 몇 군데 빈데크가 있는 것을 발견하여 전기 무, 사이트 주차 불가, 물놀이 시설 무등의 여러가지 열악한 조건?임에도 그러하기에 비어 있다는 당연함을 받아 들이기로 하고 2박을 예약하였다.

그리고 오늘 정오경 직장을 나와 빨리 도심을 벗어나고자 서둘러 경부 고속도로를 타고 휴양림에서 가까운 ,70년대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절 한두번 지나친 기억이 있는 선산읍을 향하였는데  그때에는 그래도 상당한 규모의 선산군이었으나 당시의 선산군 구미면 이었던 지금의 구미시가 커지고 발전하면서  구미시 선산읍으로 쪼그라든 선선읍의 시장에 도착하니 오후 1시가 조금 넘은 시각이 되었다.

우선 배가 고파 정겨운 시장에서 시원한 콩국수로 점심을 하고 야영장에서 필요한 물품을 몇가지 사고 막걸리도 한 병 사려니 선산 자체의 지역 막걸리가 없고 서울 막걸리라서 의아하게 생각되었으며 또한 이제는 소원해져 버린 당시 학창시절 친구의 집이 이곳에서 양조장을 했었다는 기억도 뜬금없이 떠올랐는데 모든것이 제행무상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이 후 뜨거운 날씨임에도 언제 다시 이곳을 올 수 있겠느냐는 생각에 지척의 거리에 있는 이곳 출신의 사육신 중의 한 분인 단계 하위지(河緯地) 선생의 유허를 찾아 본 후 배산임수 지형의 선산읍에서 볼 때 배산을 이루는 비봉산(형제봉)의 반대쪽 북쪽 기슭에 자리한 휴양림 야영장에 도착하여 거의 꼭대기에 위치한 38번 데크를 수차례 오르내리며 삼일 동안 지낼 준비를 마치고 나니 말 그대로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데 다행인 것은 그나마 차거운 샤워장 시설이 잘되어 있는 것이었다.

시원한 샤워 후 새로 장만하여 가져간 싸구려 접이식 간이 야전침대에 누워 책을 보며 휴식을 취하려니 이번에는 바람도 거의 없는데 더해 모기들과 하루살이들이 장난이 아니게 드러내놓고 달려들고 있어 대낮부터 모기향을 세군데나 피워 보지만 속수무책이어서 일요일 날 떠나면서 보니 모기에게 물린 자국이 일이백군데는 족히 넘을 것 같을 정도로 수년간에  최악의 야영이었고 내심 이래서 이곳의 자리가 비어 있었구나 라고 생각이 되기도 하였으나 한편으로는 비 예보가 계속되기에 기압이 낮아서 바람이 없고 모기들이 꼬이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하여 모든것은 일체유심조라는 원효대사의 말씀을 되새기며 상황을 편안하게 받아 들이기로 하였다.

모든것은 시간이 지나면서 적응되기 마련이라 시간이 지나 해가 넘어가며 약간은 기온이 내려가니 조금 견딜만 하였고 더위는 한두차례 추가로 찬 샤워를 하면서 식힌 후 오후 6시가 넘어가며 조금 일찍 컵 라면을 시작으로 막걸리와 피자 그리고 돼지고기 목살과 소주로 이어지는 나름 황홀한 만찬??을 즐긴 후 밤 9시가 조금 넘어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찬 샤워 후 이상하게도 텅텅 비다시피한 한적한 야영장에서 자연의 여러 소리들을 자장가 삼아 잠을 청하였다.

 

선산읍성의 복원된 남문인 낙남루와 하위지 선생의 유허비

 

야영장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