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진안(鎭安) 운장산 자연휴양림 야영장(2)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7. 22. 19:06

2021.7.21(수)화창하고 뜨거움

어제 술을 약간 과하게 마셔 아침 8 시 경이나 되어서야 일어났고 오늘의 일정을 생각해보니 늙은이? 혼자 계곡에서 종일 놀기도 무엇하고 또한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야영장이 거의 다 차는 상황임을 감안하여 안내 방송에서도 말하듯 우선  11시까지 데크를 비워 주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여 어제 남은 추어탕으로 간단히 아침을 한 후 조금 휴식타가 텐트를 철수하고 오늘은 지난번에 이곳에 왔을 적에 계곡을 따라 나있는 임도를 따라 복두봉을 왕복 산행한 것과 같이 임도가 운장산 줄기를 넘어가는 정점에서 복두봉과 반대쪽에 위치한 이름이 특이한 곰직이산(해발 1084 미터)을  아주 싫지만 차량회수 등의 문제로 어쩔 수 없이 왕복 산행하기로 결정하고 임도 입구에서 출발하며 시간을 확인하니 벌써 11시가 되었다.

이곳에서 운장산 능선의 임도 정점까지는 약 6키로 가까이나 되는 적지 않는 거리이나 임도가 조성된지 이미 수십년이나 지나서인지 처음에는 아주 흉측햇었을 절개면도 이제는 거의 자연화? 되고 또한 임도 변의 숲들도 무성해져서 대낮에도 적당한 숲 그늘을 형성해 줄뿐 아니라 바닥의 풀들도 보기에 따라서는 예쁘게 자라나 길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화 해주고 따라서 걸으면 무언가 떠난다는 설레임도 느끼게 해 주는 것 같아 기분좋게 걸을 수 있었는데 거기에다 아무도 없는 적막함까지 더하니 금상첨화 였다.

2년 전에 한번 왔었던 길이라 기억도 새록하고 또한 지속적으로 계곡을 따라가는 상황이라 청량한 물소리와 바람 소리 그리고 여러 종류의 새소리들을 들으면서 동시에 여러가지 모양과 분위기의 길 사진까지 찍으며 걷자니 큰 지루함을 느낄 사이도 없이 출발한 지 약 두시간이 조금 지나 운장산 주능선에 도착하고 부근의 정자에서 미숫가루를 지그 보냉병에 가져온 차운 물에 태워 먹으며 갈증을 달래고 조금 휴식을 취하였다.

이 후 조금 지루하지만 좌측 즉 서쪽으로 짙은 숲으로 둘러싸인 오르막 내리막의 주 능선길을 약 30 분 걸어 오늘의 목적지인 곰직이산에 오르니 정상석은 없고 뜬금없이 실묘된 듯하고 부근에는 몇 송이의 붓꽃이 애처롭게 피어있는 커다란 무덤 한기만 덩그렇게 있는데 과거 이런곳에 묘를 쓸 정도면 나름 유복한 분이었을 텐데 죽으면서 까지 얼마나 후대 자손의 발복을 바랐으면 이런 높고 험한? 곳에 무덤을 썼을까라는 생각도 해보았다.

하지만 이곳도 해발이 천 이상이다 보니 나름 상당한 조망을 가지고 있었는데 동으로는 복두산과 구봉산을 넘어 용담호 건너 덕유능선이 장쾌하게 보이고 서쪽으로는 운장산 주봉 일대가 그리고 남으로는 지리산까지는 아니지만 장수군 일대의 고산들이 마루금을 이루는 가운데 중간쯤에는 마이산도 그 앙증맞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전국에 폭염 경보와 주의보가 발효된 아주 더운 날씨임에도 무사히 계획하였던 곰직이산 정상을 올라 이런 조망을 감상할 수 있음을 고마워 하며 일사천리로 왔던 길을 되돌아 하산을 시작하여 야영장으로 돌아오니 출발한지 약 5시간 반이 지난 오후 4시 반경이 되었는데 야영장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사실 생각해보니 나도 더위로 푹푹찌는 대전 도심으로 딱히 일찍 돌아가야 할 이유도 없어 천국같은 기분을 느끼며 야영장 샤워장에서 차가운 물로 샤워를 한 후 시원하고 그늘진 계곡가에 리랙싱 체어를 펴고 앉아 가져간 소설책을 읽으며 저녁 6시 반까지 시간을 보내다가 천천히 대전을 향하였다.

 

야영장을 떠나 곰직이산 정상까지 

 

곰직이산 정상에서 동쪽으로의 조망, 복두산과 구봉산을 넘어 덕유능선까지

 

곰직이산 정상에서 서쪽으로의 조망, 운장산 주봉일대가 보이고....

 

곰직이산 정상에서 남쪽으로의 조망, 멀리 장수일대의 산들과 아래로는 부귀산 넘어 마이산의 귀여운 모습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