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7.15(목)기본적으로 무덥고 변덕스런 날씨
오늘은 이곳에서 오도산(吾道山 해발 1134 미터) 등산을 예정하고 있는데 미녀봉은 과거 대구에 살던 시절 아버님과 같이 가조면 쪽에서 한번 올랐던 곳이라 이번에는 오도산을 오르기로 하였다.
술의 힘을 빌려서 인지? 평소와는 달리 그런대로 잘 자고 다양한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7 시경 일어나 텐트 밖으로 나오니 날씨가 아주 좋은 상태이나 이같이 뜨거운 여름에는 열대 지방과 같이 낮에 달궈진 대기로 인하여 오후에 열대의 스콜 처럼 요즘도 매일 오후 소나기가 예보되고 있는 바 정말로 한국도 차츰 아열대 기후로 변해가는 것이 실감 나기도 하였다.
하여 가능하면 소나기를 맞지 않고 정상에서의 맑은 날씨와 그에 따른 조망을 위하여 햇반과 김치를 포함한 몇 가지 밑반찬으로 간단히 아침을 하고 배낭을 챙겨 햇살이 나무들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찬란한 광경을 보며 8시가 조금 넘은 비교적 이른 시간에 야영장을 떠나 인적이 없는 계곡을 따라 상류로 오도산과 미녀봉 그리고 산너머 북쪽 가조면과의 경계인 오도재를 향하였는데 결과적으로 인간의 예측은 역시나 거대한 자연의 섭리를 다 헤아리기에는 역부족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내가 머문 야영장 1번 데크의 해발이 이미 상당하여 낮은 경사도의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올라 약 30 여분 뒤에는 잘 가꾸어진 숲속 쉼터에 다다르고 이어서 9 시경 오도재(해발 약 735 미터)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을 취하는데 워낙에 숲이 무성하여 조망은 거의 없으나 일반적인 상황과는 달리 이른 오전임에도 날씨가 갑자기 흐려지면서 밑에서 부터 구름이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날씨를 포함한 모든 것은 無常하니 다시 배낭을 매고 거리는 약 1 키로에 불과하고 별다른 조망도 없는 급경사의 트레일을 따라 정상을 향하였고 10 시가 가까워 오는 시각 정상부 삼백미터 아래에서 정상부에 위치한 KT 중계소 때문에 개설된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정상부는 여전히 안개 구름에 휩싸여 있어 실망스러웠으나 오히려 뜨거운 햇살은 약간 차단되어
도로를 따라 2000년 뉴밀레니엄을 맞이하여 아마도 합천군에서 해맞이한 장소를 기념하는 표지석을 지나는데 당시의 설렘과 흥분 그리고 우려가 동시에 떠오르기도 하였다.
이어서 정상에 도착하니 한사람의 자전거 여행객이 있어 대단하다고 생각이 되었고 정상석은 아마도 일종의 중요 보안 시설이라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들어갈 수 없는 중계소 안에 있는지 보이지 않았는데 바로 돌아서기가 아쉬워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대하며 약 20 여분을 머물렀지만 크게 변화할 기미가 없고 또한 휴양림으로 가는 다른 트레일도 없어 올라온 길을 그대로 되집어 하산을 시작하였는데 중간에서 선그래스를 분실하여 약간 헤메기도 하였고 정오가 가까워 올 무렵 야영장에 도착하려니 하늘이 열리며 파란 하늘이 드러나 사람을 애타게 하였다.
무더운 날씨라 땀으로 뒤범벅된 몸을 계곡 아래로 한참 떨어진 공동샤워장에서 씻고 난 후 라면으로 간단히 점심을 하고 텐트 안에서 휴식을 취하였는데 나무 그늘 아래 임에도 워낙에 날이 뜨거워 시간이 갈수록 답답하여 이후에는 텐트 밖의 의자에서 1985년 발간의 정말로 오래된 이문열 작가의 중편 소설집을 읽으며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맹위를 떨치던 한낮의 더위가 주춤해진 오후 4 시경 소나기 예보의 일기 예보와는 달리 구름은 많지만 날씨가 비교적 괜찮고 오도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많이 아쉬워 차량으로 오도산 정상에 오르니 역시나 기대했던 대로 북으로는 눈아래의 미녀봉과 과거 자주 지나 다녔던 88 고속도로(광주대구간 고속도로로 개명?) 그리고 멀리 가야산과 부근의 여러 명산들이 그리고 남으로는 합천호와 그너머 황매산 일대까지 시원하게 보이는 대단한 조망을 보여주어 한참을 머물렀다가 야영장으로 돌아왔다.
이후 저녁에는 참치 김치찌게를 주메뉴로 하여 다시 반주를 곁들려 저녁을 하고 내일은 야간 근무라 오후 3시경까지 출근하면 되는 상황이니 늦은 시각까지 모기향을 피워 놓고 밖에서 보내다가 편안한 마음으로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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