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합천(陜川) 오도산 자연휴양림 야영장(1)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7. 17. 12:22

2021.7.14(수)무더움 그리고 가끔 소나기

인간의 탐욕으로 인한 지구의 신음 소리로 들리는 역대급으로 일찍 찾아온 폭염에 더해  연일 맹위를 떨치며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코로나 19로 인하여 우울과 불안이 심해지는 2021년 여름이다.

나 또한 연일 계속되는 야간 근무와 이런저런 처리해야 하는 집안 일들 그리고 이미 4년 째에 들어선 이곳 대전에서의 나홀로 직장과 숙소 생활을 하는데 따르는 잔잔한 불편함까지 더해져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상당히 지쳐가고 있는 느낌이고 따라서 조만간에 이곳 생활을 정리하고 완전한? 자유를 꿈꾸고 있으나 세상사가 내 뜻과 의지대로 될지 약간은 불안하기도 한 현재의 상황이다. 
하여 이번에는 일년에 연차는 없이 딱 4일 있는 휴가 중 하루와 야간 근무로 인하여 발생하는 반차를 이용하여 수요일 오후부터 금요일 오전까지 2박 3일의 시간을 내어 대전에서 조금 남쪽으로 거리가 있는 그러나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던 합천군 봉산면의 합천호 상류 깊은 골짜기에 위치한 오도산 자연휴양림 야영장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고 계획하였고 결과적으로 주중이라 다행히 예약이 가능하여 야간 근무 후 오늘 오전 서둘러 일을 정리하고 평소보다 조금 일찍 출발하게 되었다.

점심은 운전하면서 김밥과 커피로 해결하고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서상 IC에서 내려 안의 화림동 계곡을 따라 거창을 향하면서 이곳의 대표적인 亭子인 거연정(居然亭) 군자정(君子亭) 동호정(東湖亭) 그리고 농월정(弄月亭)의 4개의 정자를 둘러본 후 과거 대구에 살 때 부모님과 가족들과 몇차례 들렸던 오래된 추억을 소환코자 거창분들이 많이 찾는 거열산성 군립공원의 입구의 위천가에 세워진 건계정(建溪亭)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1시 정도가 되었다.

 

화림동(花林洞) 계곡의 정자들

 

황강으로 합류하여 결국은 합천호로 들어가는 시원한 위천가의  밴치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날씨는 무덥지만 시간 여유가 있고 또한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으니 거열산성과 산성의 중심부인 건흥산이나 올랐다 가려고 간단히 준비하여 이 후 약 2 시간에 걸쳐 건흥산을 올랐는데 산성에서는 과거 가족들과 올라와 같이 사진을 찍던 아름다운 시절의 추억이 떠올랐고 정상에서는 아주 대단하진 않지만 서쪽으로 황거금기(황석 거망 금원 기백산)의 장대한 능선이 그리고 동남으로는 거창 읍내와 벌판을 넘어 미녀봉과 가야 할 오도산 이 뚜렷하게 보이는 그런대로 괜찮은 조망을 보여 주었다.

또한 오랜만에 산행 도중에 길섶에서 보호색을 띤 큰 뚜꺼비를 만났는데 아직도 그런대로 자연이 어느정도는 살아있는 것 같아 반가웠다.

 

건계정에서 거열산성과 건흥산을 다녀오기

 

 

 

 

건흥산에서 내려온 후에는 거창 읍내의 마트에 들려 술과 약간의 돼지고기 목살 그리고 야채와 물 등 2박에 필요한 물건들을 구입하고 휴양림을 향하였는데 오후 4시경 도착한 입구에서 체크인 후 내가 예약한 야영장이 80 여개의 데크 중 제일 상류에 위치한 1번 이라서 경사진 오르막을 한참을 오르는데 의외로 계곡이 상당히 깊고 소나무를 비롯한 수목들이 울창할 뿐만 아니라 관리가 잘 되어 있고 또한 비록 전기도 안되지만 1번 데크의 독립성도 좋아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일단 그늘 아래서 약간 땀을 식힌 후 수년전에 싸지 않은 가격에 사서 디자인은 나름 괜찮으나? 피칭의 불편함과 어중간한 사이즈와 사다리꼴 모양의 내부 공간등의 개인적인 이런저런 불편함으로 인하여 몇차례 사용치 않았던 "네이쳐 하이크의 하이비 3" 텐트를 피치 후 시원한 샤워를 하고 주변을 둘러보다가 한마리의 살모사?로 보이는 뱀이 도로를 황단하는 모습도 보여 약간은 주의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저녁에는 늘 그렇듯 자연의 소리들을 음악 삼아 반주를 곁들여 단출한 저녁 식사를 하고 처음온 이곳의 내일을 기대하며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