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

남파랑길 61 코스(와온 마을에서 별량면 화포 마을까지)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4. 4. 7. 09:51

2024.4.4(목) 종일 간헐적인 가랑비

이번주에는 1박 2일의 시간밖에 낼 수 없어 멀리 남도까지 오고 가는 수고로움이 너무 크고 또한 날씨 예보마저 그렇게 좋지가 않아 남파랑길 걷기를 포기할까 하다가 봄날의 남도 풍광을 잊지 못하여 원래 생각대로 실행키로 하고 일찍 일어나 간단히 아침 후 용산역에서 07:09분 출발의 여수 엑스포역행 KTX에 몸을 실었다.

기차는 큰 연착없이 10시가 조금 못된 시각 최근 들어 벌써 몇 차례 왔었기에 낯설지 않은 느낌의 순천역에 도착하여 와온 마을로 가는 각각 반대방향으로 순환하는 97번과 98번 버스를 검색해 보니 한 시간에 한 대 정도 있는 버스임에도 운 좋게 약 10여분 뒤에 역 맞은편의 정류장에서 97번 버스를 탈 수 있었는데 버스안은 정겨운 느낌 들었다.

97번 버스를 타고 와온 선창으로....

붉은색과 흰색 그리고 분홍색이 섞인 약간은 뜬금없는 듯한 색상의 순천 버스를 타고 봄이 무르익는 남도의 들녁을 달려 와온 선창에 도착하고 이어서 11시경 아주 약한 이슬비가 간간이 내리는 상황이지만 오히려 약간은 몽환적인 분위기라고 좋게 생각하며 바로 북으로 해안을 따라 남파랑길 61 코스를 이어 나가는데 이 길은 또한 순천시에서 만든 남도 삼백리 길의 일부이기도 하였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약간 언덕에 위치하여 조망이 수려한  와온공원에 도착하여 그곳의 팔각 이층 정자에서 컵라면과 간식으로 출출한 배를 달랜 후 다시 그림 같은 풍광의 해변길을 따라 길을 이어 정오가 지난 시각 용산 전망대로 오르는 입구에 도착하니 예상대로 강력한 문구의 출입금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하여 하는수 없이 산아래의 동천변 갈대숲을 따라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우회로를 따르는데 이 길이 어제 내린 많은 비와 만조의 영향으로 군데군데 침수가 되어있어 약 20여 분간 곤욕을 치른 후에서야 상당한 탐방객들이 보이는 순천만 습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후 길이 두갈래로 갈라지는 탓에 약간의 혼란을 겪은 후 순천만의 간척을 위한 뚝길을 선택하여 아무도 없는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남도 삼백리"라는 박목월 시인의 시구와 영화 "서편제"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휘적휘적 걸어 장산 마을을 지나고 벚꽃이 휘날리는 도로길을 거친 후 우명 마을을 통과하여 오늘의 종착지이자 마을 이름처럼 벚꽃과 동백이 만개한 화포 마을에 오후 4시경 도착함으로써 오늘의 걷기를 끝내었다.

순천만 습지에서 화포항까지

허나 부근에는 나 홀로 여행객에 적당한 숙소가 없어 순천 시내로 가려고 마을 입구의 버스 정류장으로 가니 이곳 역시 방향만 달리하여 순천 시내와 순환하는 81번과 82번 버스 중 82번 버스가 조금 전에 지나가 버려 운이 좋았던 아침과는 달리 무려 한 시간 가까이 기다려 81번 버스를 타고 순천 시내의 아랫장에서 내리니 빗줄기가 조금씩 강해지고 있어 약간 춥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하여 시간도 이미 저녁 6시가 넘어서고 있어 부근의 역사가 오래된 듯한 건봉국밥집을 찾아들어 어제 서울집에서 과음을 하였기에 오늘은 반주없이 1인 세트로 배불리 먹고 하룻밤을 지내기 위하여 빗속을 걸어 멀지 않은 한번 이용해본 적이 있는 순천역 옆의 24시간 찜질방인 지오스파를 향하였다.

 

 

                                                                                건봉국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