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4(토) 맑았다가 차츰 흐려짐
사실 이번 3박 4일 일정의 트레킹은 큰 고개를 넘는 등의 고산 트레킹이 아니라 최고 도달 고도가 해발 약 3500 미터의 전망 좋은 찬드라실라이고 전체적으로는 해발 이삼천 미터대의 히말라야 중산간 지대의 리지를 걸으며 강고트리부터 케다르나트를 거쳐 차우캄바에 이르는 인도 가르왈 히말라야의 거대한 설산 파노라마를 조망하는 트레킹이라서 날씨가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따라서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하늘을 살펴보니 일단은 날씨가 그런대로 괜찮아 안도하면서 아침 식사를 하고 오늘은 트레킹 거리가 짧아 느긋하게 9시가 거의 다 되어서야 출발하여 마을 뒤쪽의 산길을 따라 천천히 고도를 높이기 시작하였다.
약 50여분을 부지런히 걸어 릿지에 올라서니 멀리 북으로 네개의 기둥이란 뜻을 가진 거대한 덩치의 차우캄바봉(Chaukhamba, 해발 7138 미터)이 신기루처럼 솟아있는데 한마디로 가슴이 벅차고 숨이 멎는듯한 느낌이 들었으나 아쉽게도 오전 시간임에도 벌써 구름이 올라오기 시작하여 불과 20여분 사이에 구름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이후 짙은 숲속을 걸어 11시경 데오리아탈이란 산정 호수에 도착하였는데 사실 이곳 호수에 비치는 인도 히말라야 설산들의 환상적인 모습들을 기대하였으나 오늘은 일단 아닌 것 같았고 애써 실망스러운 마음을 감추고 호수 근처 릿지에 자리한 오늘의 고정식 캠프지에 여장을 풀었다.
그리고 간단한 점심 식사 후 텐트안에서 휴식하다가 오후 5시 석양 무렵 동료들과 다시 호수가로 갔으나 역시나 날씨가 별로여서 기대는 물거품이 되었고 저녁에는 내일은 제발 날씨가 좋아지기를 간절히 바라며 식사를 하고 잠을 청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