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7(토) 맑음
오늘도 갈길이 멀기에 새벽 3시 반경 일어나 준비를 하고 간단히 요기 후 새벽 4시 반경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캠프지를 나서 헤드 랜턴을 밝히고 짙은 로도덴드론 숲 속을 헤치며 내리막길을 따라가다가 5시 반경 여명이 어슴프레 밝아오기 시작하는 무렵 산길을 벗어나 야무노트리 사원과 사원 아래 일종의 사하촌인 쟌키채티 마을을 연결하는 대중적인 순례길의 중간에 들어서게 되고 이어서 다시 사원 쪽으로 고도를 높이며 나아가 6시 반경 막 순례객들이 오기 시작하는 야무노트리 사원에 당도하니 과거 2007년도 이곳을 오려다 사정상 오지 못하였던 기억이 되살아나며 감개무량하였다.
강가의 주요 지류 중 하나인 야무나 강의 발원지로 야무나 여신을 모시고 있는 힌두교 4대 성지중의 하나인 이곳에서 약 1시간 가량을 머물며 동료들과 같이 사원안에서 열리고 있던 경건한 분위기의 푸자에도 참여하고 모두들 같이 사원내에 위치한 뜨거운 온천욕으로 천국 같은 기분을 맛보며 또한 이런 자연의 선물을 준 히말라야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까지 싸인 피로도 풀고 난 뒤 다시 길을 재촉하여 이제는 내리막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편안한 마음으로 쟌키채티 마을을 향하였다.
약 6 킬로에 달하는 쟌키채티까지의 하행 트레킹은 인도 각지에서 온 수많은 남녀노소의 순례객들과 그들 중 나이가 많거나 몸이 불편하여 걸어서 사원 참배가 힘든 사람들의 이동을 도와주는 다양한 종류의 인력을 사용하는 들것과 말과 마부 그리고 개와 야생의 원숭이등등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는데 참으로 인도의 다양성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10시가 채못된 시각 많은 사람들로 엄청나게 붐비는 쟌키채티 마을에 도착하여 부근의 식당에서 짜이와 알루 파라타로 브런치 후 휴식하다가 11시경 두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데라둔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그리고 야무나 강을 따라 달리다가 오후 2시경 길가의 식당에서 식사와 휴식을 하고 이어서 실질적인 트레킹의 출발점이었던 상크리 마을과 데라둔으로의 갈림길인 노가온(Naugaon)에서는 너무나도 수고를 한 상크리 마을의 세명의 로칼 가이드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계속 야무나 강을 따라 석양을 감상하며 올 때와는 달리 주말 교통 체증이 심한 무수리를 우회하여 달려 저녁 7시가 넘어선 시각 이미 어두워진 데라둔 기차역 부근의 일주일 전 픽업 포인트에 도착함으로써 7박 8일간의 발리 패스 트레킹을 무사히 끝마치게 되었다.
이후 함께한 동료들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하고 합승 오토릭샤를 이용하여 이곳 데라둔에 처음 온날 묵었던 랄풀 쵸크에 위치한 노매드 하우스의 도미토리에 투숙 후 부근의 식당에서 치킨 커리로 저녁을 하고 비록 도미토리 숙소이지만 성취감과 행복함을 느끼며 지친 몸을 침대에 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