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3년

설악산 1박2일 겨울산행(2)-중청 대피소에서 대청봉을 갔다온 후 소청봉을 지나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까지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3. 1. 7. 19:09

2023.1.4(수) 맑고 추움

지난밤에 약간 추위가 느껴졌지만 침낭 라이너만으로도 잘 자고 6시경 일어나 취사장에서 소고기 미역국과 조촐한 밑반찬으로 든든하게 아침을 한 후 커피도 한잔하고 또한 보온병에 끓인 찻물을 채우고 일출 시간인 7시 40분 경에 맞추어 대청봉을 향하였다.

대피소에서의 아침

정상 부위는 예상보다 적설은 없었지만 특유의 강한 바람은 여전하여 살을 에이는 듯하였지만 오색쪽에서 새벽녘에 출발하여 올라온 부지런한 산객 한분과 같이 따뜻한 차 한잔을 나누며 같이 일출을 보고 대피소로 내려온 후 배낭을 꾸려 서서히 떠오르는 햇빛 속에 빛나는 동해와 외설악쪽을 조망하며 소청봉 쪽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중청 대피소에서 대청봉 왕복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외설악 모두의 조망이 대단한 소청봉과  희운각 대피소로 갈라지는 분기점을 지난 후 소청 대피소를 거쳐 급경사의 내리막을 따라 봉정암 초입에 다다랐는데 십수년전 마지막으로 이곳에 왔을 때와 달리 새로운 대웅전 건물이 보이고 청아한 독경 소리가 들려 한번 들렀다 가기로 하고 실내에 들어섰다. 

사실 특별히 불교 신자도 아니고 또한 오늘도 그냥 한번 들려본다는 생각으로 새로 지은 대웅전에 들어서니 정면으로는 커다란 유리창을 사이에 주고 계곡 건너 사리탑과 용아장성의 첨봉들이 훤히 바라보이는 장엄한 풍경과 거기에 더해 아무도 없는 법당에서 홀로 뒷모습을 보이며 독송을 하는 스님의 성스런 모습이 어울려 억 하는 소리와 함께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이 왔다.

중청 대피소에서 봉정암까지

하여 나도 모르게 오랜만에 조용히 삼배를 하고 약간의 시주도 하고 난뒤 염치를 무릅쓰고 사진도 한 장 찍은 후 법당을 나와 적막감의 산사를 둘러보며 사리탑에 올라 이곳에서도 역시 이런저런 상념에 잠겨 한참이나 머물며 주변을 완상 하는데  상공에서는 큰 독수리 한 마리가 자유롭게 선회하고 있는 광경도 보였다.

봉정암 사리탑에서

사리탑을 내려와 얼어붙은 구곡담 계곡을 내려오며 쌍룡폭포를 지나고 정면으로는 오래전부터 한번 가보기를 원하였지만 결국은 아쉽게도 가보지 못한 용아장성의 날카롭게 솟은 암릉들을 벗삼아 걸음을 재촉하여 오후 1시경 수렴동 대피소에 당도하여 라면으로 꿀맛 같은 점심을 하고 백담사로 길을 이어 오후 3시가 조금넘어 백담사에 도착함으로써 산행을 마무리하였다.

봉정암에서 구곡담 계곡과 수렴동 계곡을 따라 백담사까지

이후 3시 25분 출발의 겨울철 평일임에도 탐방객들로 거의 만원인 셔틀 버스를 타고 용대리 마을로 내려온 후 동서울행 버스를 타기 위하여 46번 국도변으로 가는 길에 박철암 선생의 기념관을 들리려 하였으나 아쉽게도 금토일(오전 11시에서 오후 5시) 요일에만 개방하여 포기하고 오후 4시경 국도변의 매표소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바로 직후인 오후 4시 10분 출발의 버스가 있어 매표하고 길 건너 버스 정류장에서 잠깐 기다린 후 고성 쪽에서 오는 텅 빈 버스에 올라 집을 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