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8(화) 맑음
오늘은 와이프가 한 번도 오르지 못한 설악산 대청봉 산행을 한계령 휴게소에서 오색까지의 코스로 계획하고 있기에 와이프의 컨디션과 날씨 등등 여러 가지로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소요 시간은 와이프의 페이스로 최대 12시간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 가능하면 일찍 일어나려고 이른 새벽 4시경에 기상 시간을 설정해 두었으나 피곤한 나머지 결국은 4시 반경이 되어서야 일어나게 되었다.
깜깜한 가운데 간단히 세수하고 어제 저녁에 든든이 먹은 탓인지 전혀 배가 고프지 않아 아침은 생략하고 대신에 컵라면과 떡 그리고 뜨거운 커피와 과일 등등의 상당한 간식을
준비하여 야영장을 나와 필례 약수 입구를 거쳐 한계령 휴게소를 향하였다.
6시가 채 못된 시각에 휴게소에 도착하니 당연히 휴게소 안은 막아놓아 주차가 불가능한 상태에서 운 좋게도 도로변의 주차 가능한 곳에 마지막 한자리를 발견하여 주차 후 휴게소 광장에서 뜨거운 커피 한잔을 하면서 일출 직전 붉게 물드는 동해 바다 쪽을 감상하고 충분한 스트레칭을 한 후 한계령 삼거리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또한 날씨도 아주 좋아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올라가는 도중 약 30 여분이 경과할 즈음부터 와이프가 갑자기 우측 고관절 부위와 허리쪽의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하여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파스를 붙이고 스트레칭과 휴식도 수시로 하며 계속 천천히 나아갔으나 갈수록 속도가 더욱 떨어져 약 1.3 키로 정도에 위치한 첫 번째 조망터에 이르기까지 약 2시간 정도가 소요되어 시간당 1 킬로의 속도가 되지 않았다.
하여 많이 아쉽지만 이쯤에서 포기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되어 하산을 하다가 양지 바른곳에서 준비해 간 새우탕 면도 하나 나누어 먹고 하산하니 9시 반경이 되었다.
하산 후 생각해 보니 이대로 야영장으로 돌아가 쉰다는 것도 우습고 또한 와이프가 전혀 못걷는 것도 아니어서 플랜 B의 하나로 용소폭포에서 부터 주전골을 거쳐 오색까지 하행 트레킹을 하기로 하고 용소 탐방지원센터 쪽으로 내려가는데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흘림골 입구는 탐방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용소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이곳도 많은 탐방객들이 있었으나 다행히 몇군데 주차 공간이 남아 있어 차량을 주차 후 용소폭포 쪽으로 내려가니 해발이 높은 곳과는 달리 이곳은 고운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어 우리도 우울한 기분을 떨쳐 버리고 사람들과 어울려 사진을 찍으며 주전골을 따라 오색 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하였는데 시간이 갈수록 탐방객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었다.
사실 주전골은 과거 오래전에 가족들과 두어차례 왔었던 곳이라 즐거웠던 기억들을 되새기며 또한 아름다운 가을을 만끽하며 천천히 걸어 오색의 식당가에 도착하니 채 두 시간이 못되게 걸렸는데 마침 점심때라 부근의 사람들이 많이 들락거리는 식당을 찾아 들어가 산채 비빔밥으로 점심을 한 후 와이프는 식당 앞 벤치에서 쉬도록 두고 혼자서 약 3 키로의 도로길을 약 30분간 걸어 차량을 회수 후 야영장을 향하였다.
야영장을 향하는 길에는 늘 궁금하게 생각되었던 한계령 조금 못미친 도로변 우측에 외롭게 서있는 돌비석을 잠깐 들렸는데 알고 보니 1970년을 전후하여 이곳 한계령을 관통하는 현재의 도로를 건설한 125 공병대대의 노고를 기리는 비석이었는데 세워진 날이 1971년 11월로 도로건설이 완공된 시기이고 또한 이 지점은 인제쪽과 양양쪽에서 각각 도로를 뚫으면서 오던 부대 지휘관들이 도로가 이곳에서 연결되며 만나 악수를 나눈 자리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고 하였다.
하여 나도 당시 어려움을 이기고 이 도로를 건설한 그분들의 수고에 잠깐 고개를 숙여 감사를 표하고 단풍이 절정인 필례 마을을 들렸다가 약수도 조금 떠서 야영장으로 돌아온 후 뜨거운 샤워를 하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하다가 저녁에는 참치 김치찌개를 끓여 식사를 하고 피곤한 나머지 8시가 못된 이른 시각에 잠에 빠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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