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13(화) 잔뜩 흐리고 간간이 빗방울
어제 밤늦게 대구에서 올라오는 고속버스 안에서 모바일로 황금 같은 주초 3일간의 휴일을 헛되이 보내지 않기 위하여 좋지 않은 일기 예보에도 불구하고 가평군의 "연인산 다목적 캠핑장"을 하루 예약해 두었다.
그리고 오늘 일찍 일어나려고 하였으나 너무 피곤하여 일어나니 9시 정도가 되었고 서둘러 일박 야영과 이틀 산행 준비를 하고 간단히 아침을 한 후 10시경 집을 나서 오늘의 일차적 목적지인 광덕산과 상해봉 산행을 위하여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화천을 잇는 광덕고개를 향하였다.
사실 이렇게 광덕고개를 거치게 되면 오늘 저녁의 숙소인 연인산 캠핑장까지는 많이 돌아가게 되지만 이곳 광덕고개는 삼십년도 훌쩍 지난 정확히 1990년 7월 군 복무시절 출장으로 서부전선에서 부터 동부전선까지 각급 부대들을 방문하면서 넘어본 이후로 이상하게도 한 번도 다시 가보지 못하여 이번에 그 길을 다시 한번 가보기로 하였다.
47번 국도를 따라 북으로 향하며 포천시 일동면과 이동면을 지나고 광덕고개 서쪽 아래의 백운계곡 입구에 다다르자 당시 그곳 수려한 계곡 안에 위치하던 유격장에서 숙식을 제공받으며 하루를 유하였던 기억이 떠오르기도 하였는데 당시는 지금과는 달리 군,관,민이라고 불리던 시대라 가능하였단 생각이 들고 아마도 지금쯤은 당연히 군 시설들은 없으리라 생각되었다.
정오경 광덕고개에 도착하였으나 정상부에는 주차할 자리가 없어 약간 경기도 포천쪽으로 되돌아 내려와 길가의 공터에 차량을 주차 후 곳 빗방울이 떨어질 듯한 궂은 날씨 아래 들머리에 들어서고 이어서 지속적인 오르막의 트레일을 따라 광덕산을 향하였다.
스산한 바람소리를 타고 가을의 느낌이 조금씩 오는 듯한 트레일을 따라 오르다가 큰 소나무와 멋진 절벽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대단한 남쪽 방향의 조망터에서 좌로는 화악산으로부터 우측으로는 명성산에 이르는 조망을 즐기며 간식과 더불어 약간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길을 떠나 오후 1시경 출발한 지 약 1시간 여만에 광덕산 정상에 도착하여 인증샷을 한 장 찍고는 바로 지척의 기상청 강우 레이더 기지와 한때 아폴로 박사라는 애칭을 가진 친근한 천문학자인 조경철 박사의 이름을 붙인 천문대를 지나 포장도로를 따라 상해봉을 향하였다.
그리고 한국전쟁 당시의 격전지였던 이일대에서 이루어진 유해발굴 작업의 현장을 지나 이름도 약간은 특이한 강원도 철원군의 상해봉에 이르러 이번에는 북으로의 조망을 즐긴 후 다시 포장도로로 돌아 나와 내리막길을 따라 강원도 화천 땅인 광덕계곡의 상류를 거쳐
주차해둔 곳으로 돌아오니 약 3시간여가 지난 오후 3시경이었다.
이후 광덕계곡을 따라 내려가다가 광덕리 마을의 광덕초등학교 앞 삼거리에서 다시 남쪽으로 도마치(고개)를 넘어 경기도 가평으로 넘어온 후 가평 8경의 하나라는 적목 용소를 들렸다가 38도선을 지나 이미 한번 와본 곳이라 낯설지 않은 연인산 다목적 캠핑장에 도착하여 야영 준비를 마치고 뜨끈한 샤워를 하고 난 뒤 전세 내다시피 한 적막감을 즐기며 고양이와 더불어 반주를 곁들여 저녁을 하고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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