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5(금) 아침부터 잔뜩 흐리다가 11시경 부터 비
어제는 그렇게 좋던 날씨가 급변하여 오늘은 아침부터 잔뜩 흐리고 낮 부터는 많지 않은 양이지만 비까지 내린다는 예보이나 그냥 야영장 텐트에서 하루를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또한 지금이 민둥산 억새 축제 기간이라서 주말인 내일 모레는 인산인해가 예상되기에 비내리는 민둥산도 괜찮을 것 같다는 자기 합리하를 하면서 오늘 떠나는 옆사이트의 어른과 아쉬운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차량에 올라 민둥산 입구의 축제가 열리는 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 정도가 되었다.
차량을 주차 후 비에 대한 대비를 다시 한번 확인 후 두개의 등산로 중 급경사에 비하여 조용한 완경사의 등산로를 따라 민둥산 정상을 향하며 상당수의 산객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오르는데 역시나 예보대로 갈수록 날씨가 나빠지더니 11시경 정상에 오르니 결국은 약간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비의 양이 많지 않고 또한 늦은 오후에는 그친다고 할뿐만 아니라 시간도 너무 일러 거리는 상당하지만 어차피 능선길 이라서 크게 힘들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이곳에서 북으로 지억산을 거쳐 화암약수까지 가기로 하고 우의를 꺼내 입은 후 비와 운무로 인하여 몽환적인 분위기의 트레일을 따라 걷기 시작하였다.
이후 화암약수를 거쳐 오후 3시 반경 화암면 소재지에 도착할 때까지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강약을 반복하는 빗줄기 속에 약간은 힘들고 고달픈 산행이 되었지만 이 또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되었으며 중간에서는 오래전 대구에 살때 가끔씩 따라갔던 KJ산악회의 시그날을 보며 옛 추억을 소환하기도 하는 등 나름 의미가 있었으나 다만 지억산 부근을 지날 무렵 갑자기 빗줄기가 거세져 지척의 지억산을 들르지 않은 것이 못내 아쉬웠다.
화암 약수터에서 약수 한사발을 마신 후 미리 알아둔 콜택시를 화암면으로 호출 후 계곡을 따라 화암면으로 향하다가 길가에서 또다시 아득한 시절의 추억을 깨우는 챔피언 비석도 만나고 이어서 화암면으로 들어가는 입구에서 콜택시를 만나 오후 4시경 야영장으로 돌아왔는데 다행히 공차 비용을 요구하지 않아 요금은 미터기대로 23700원을 지불하였다.
그리고 천국같은 기분을 느끼며 뜨거운 샤워 후 우선 피자를 데워 요기 후 저녁에는 비비고 된장찌게를 주메뉴로 오랜만에 반주 없이 저녁을 한 후 전기담요를 켜고 잠을 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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