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1년

김포(金浦) 문수산(文殊山, 해발 376 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1. 9. 13. 12:36

2021.9.5(일) 비교적 맑고 화창 그러나 오후부터 흐려짐

지난 목요일 큰 수술은 아니지만 수술 후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으려니 어제부터 지루하게 지속되던 가을장마가 끝나고? 오랜만에 날씨가 화창하여 어떡할까  망설이다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나가보기로 하고 간단히 준비를 하여 9시경 김포의 서쪽 끝 강화도로 들어가는 부분에 위치한 해발 376 미터에 불과하지만 김포의 최고봉이자 조망이 훌륭하다고 알려진 문수산을 향하였다.

크게 어렵지 않은 교통 상황임에도 올림픽 대로를 거쳐 약 60 여 키로의 거리를 한 시간 반 정도나 걸려 산행 들머리인 문수산 산림욕장 입구에 도착하고 이어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능선을 따라 정묘호란 이후로 강화도 방비를 위하여 중요하게 여겨졌었고 따라서 비교적 잘 보존되고 복원된 문수산성 성벽을 따라 오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서서히 시야가 트이면서 서쪽의 강화도 쪽뿐만 아니라 동으로는 북한산과 한강 그리고 서울 시가지가 비교적 선명하게 보여 감탄을 자아내었으나 과거 김포평야라 불리며 한때 식량 생산의 중요한 역할을 하던 평야지대는 많은 부분이 아파트와 공장지대로 변하고 있어 과연 이것이 지속 가능한 발전일까 라는 의문도 들었다.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 매미 소리를 벗삼아 약 1 시간 정도 올라 정상 못미쳐 위치한 팔각정에 도착하니 드디어 한강과 임진강 하구가 만나 서해로 빠지는 바닷길 넘어 북녁땅이 뚜렷히 보이기 시작하는데 시야가 좋아서 개성의 송악산도 뚜렷하게 보여 늘 이런 순간 느끼는 것이지만 민족분단과 그에 따른 여러가지 상념들이 머릿속을 어지럽게 하였다.

어차피 산세가 크지 않아 정오경 정상에 오르니 의외로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보였고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시 돌아가는 것과는 달리 계속 사방의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북쪽으로 능선을 따라 나아가다가 좌측으로 지능선을 따라 출발한지 약 3 시간인 오후 1시반경 해변으로 내려와 출발 원점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이곳 해변에는 아직도 경계 철조망과 무인 감시 카메라 그리고 초소들이 있어 다시한번 분단 현실을 느끼게 하는 한편 철책 아래의 도로에는 자전거 혹은 도보로 DMZ를 따라 걷는 "평화누리길"이라는 글귀가 비둘기 표시와 함께 선명히 찍혀 있어 아이러니를 느끼게 할 뿐만 아니라 평화라는 말이 공허하기까지 느껴졌다.

이 후 와이프와 상의해본 결과 오늘은 비교적 시간도 넉넉할 뿐만 아니라 날씨도 좋고 또한 이곳까지 다시 오는 것도 쉽지 않으니 그동안 가보지 못하였던 강화도의 부속섬인 교동도와 석모도를 들르기로 하고 지척의 강화대교를 향하였다. 

 

문수산 산림욕장을 들날머리로 시계반대방향으로 문수산 한바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