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2.1(월) 잔뜩 흐리고 미세먼지 가득
세월은 流水와 같이 흘러 해가 바뀐지도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 2월에 들어서고 있고 절기상으로도 대한을 지나고 모레가 입춘이나 올해도 여전히 '春來不似春"의 상황이다.
지난 주말 2박 3일간의 당직 근무를 끝내고 아침 11시경 퇴근을 하려니 새벽부터 내리던 상당한 양의 비는 그쳤으나 하늘은 잔뜩 찌푸려 있고 미세먼지 또한 극성이나 한시바삐 도시를 떠나고자 서둘러 준비하여 예약해둔 대야산 자연휴양림을 향하였다.
실로 삼십수년만에 가는 대야산쪽이라 약간은 설레는 마음으로 네비의 전체적인 이정를 살펴보니 대전에서 청주와 괴산의 화양구곡 지역을 지나 선유동 계곡을 거쳐 백두대간상의 버리미기재를 넘는 코스를 가리키고 있는데 다행히 이길은 지난 연말에 화양동 야영장에 머물며 한번 갔었던 길이라 편안하게 향하다가 청주시 미원면 소재지 직전의 큰 도로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구한말과 일제시대를 관통하며 독립운동과 민족주의 역사학 등에서 큰 업적을 남긴 "단재 신채호 선생'의 묘소와 사당 그리고 기념관이 있어 경건한 마음으로 참배를 하였는데 사실 이분의 생가는 대전에 위치하고 있는 바 언제 한번 들려봐야 겠다고 생각하기도 하였다.
미원면 소재지를 지날 무렵 마침 점심때가 되었고 아침을 걸러 배가 고프던 차에 이일대는 달천을 끼고 있는 특성으로 인하여 올갱이 국이 유명한 바 시내의 오래된 "옛날식당"이란 상호의 식당에서 올갱이 국으로 맛있는 점심을 한 후 화양구곡과 괴산 선유동 입구를 거치고 백두대간을 넘어 오후 2시경 휴양림 입구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이 일대를 흐르는 수려한 계곡을 따라 이름 어진 문경 선유동계곡의 "선유구곡과 칠우칠곡"을 둘러보기로 하는데 사실 무슨무슨 구곡이니 팔경이니 하는 것들을 특히 좋아 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상류인 제9곡 근처에 차량을 주차해 두고 하류쪽으로 역순으로 약 1시간 반 동안 한적함을 만끽하며 한바퀴 둘러 보았는데 오래전의 옛 기억과 비교하여 인간의 간섭이 심해진 나머지 산천도 依舊해 보이지 않았다.
이 후 오후 4시경 휴양림에 도착하여 일종의 난방되는 튼튼한 텐트 정도로 얘기할 수 있는 캐빈에 투숙하였는데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로 원래 10 여채인 캐빈을 다 개방치도 않은데 더하여 좋지 않은 날씨와 계절 그리고 월요일이라는 것 까지 겹쳐서인지 전체에 나 혼자 뿐이어서 완전한 고립낙원을 즐기며 한잔 술을 곁들여 저녁을 한 후 따뜻하던 날씨가 변하여 기온이 급강하면서 불어오는 차가운 겨울 바람에 낙엽이 흩날리는 소리와 창을 통하여 들어오는 희미한 불빛으로 인하여 벽면에 비치는 나목들의 일렁이는 그림자를 벗 삼아 하루 밤을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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