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7(토) 맑음
아침 6시가 채 못되어 일어나 준비를 하고 차량에 올라 대전복합터미날 앞의 김밥집에서 김밥 2인분을 사고 고속도로에 올랐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함양휴게소에서 시레기 된장국으로 아침을 하려니 그래도 사회적 거리주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 되어서 인지 보이는 모든 사람들의 얼굴에서 조금씩 생기가 보이는 것 같다.
아침 식사 후 다시 차량에 올라 오늘의 출발점인 위태 마을에 도착하니 9시가 채 못되었는데 우리보다도 더 부지런한 사람도 눈에 띄여 우리도 서둘러 준비를 하고 이정표를 따라 지리산 둘레길 10 코스를 시작하며 2주 전에 비하여 더욱 가을색이 깊어진 자연속으로 들어섰는데 처음부터 지속적인 오르막이 오율 마을로 넘어가는 지네재까지 계속되었다.
출발한 위태(상촌)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지네재에 약 50 여분 걸려 당도하니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표와 홈페이지의 거리가 1.2, 1.6, 1.9 키로로 제각각이라 약간의 혼란도 왔으나 이곳에서 지리산 능선의 조망이 아주 훌륭하다는 주산(主山, 해발 831 미터)이 불과 1.5 키로란 이정표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여 와이프와 상의해 본 결과 어차피 오늘 걸을 10코스의 거리가 11.5 키로로 멀지 않고 언제 또다시 이곳을 올 수 있겠느냐며 주산을 올랐다가 오율마을로 바로 내려 가기로 하고 오율마을로 향하는 내리막길 대신 주산으로 향하는 오르막길을 택하여 오르기 시작하였다.
결론적으로 약 2시간 반 정도가 걸린 주산 등산은 오르고 내리는 등산로는 소나무와 참나무로 뒤덮혀 조망이 전혀 없을뿐만 아니라 약간은 관리가 안된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다니지는 않은 거친 트레일이었으나 정상에서의 조망 만큼은 지리산의 주능선 특히 중산리쪽과 천왕봉이 지척으로 그리고 정면으로 바라보이는 나름 대단하였으나 정상 표지석의 한켠에 새겨진 지리산 왕자봉이라는 뜬금없는 명칭에는 실소가 흘러 나왔다.
12시 반경 둘레길 표지석의 거리상으로 약 0.9 키로의 둘레길을 생략하고 오율마을로 내려선 후 기분좋은 사면길을 따라 숲내음을 맡으며 작은 산을 넘어 감나무에 매달린 감들이 정겨운 모습을 하고 있는 아름다운 궁항 마을에 도착하여 한참을 휴식하며 준비한 김밥과 과자등의 행동식으로 요기를 하였다.
이 후 다시 작은 오르막을 올라 낙동강과 섬진강 수계를 가르는 분수령이자 낙남정맥이 통과하는 양이터재에 다다르고 이곳에서 부터는 일사천리로 임도를 따라 하동호변의 나본마을을 거치고 이어서 잘 다듬어진 데크길을 따라 하동호 댐길을 건너 10 코스를 마무리 하니 시간은 출발한지 약 7시간이 지난 오후 4시가 되었다.
그리고 가까운 횡천면의 택시를 불러 주차해둔 위태마을까지 가는데 지금까지 와는 달리 횡천에서 이곳까지 손님을 태우기 위하여 온 거리만큼의 요금인 공차요금 11,000원을 포함하여 25,000을 요구하는 바 약간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으나 흔쾌히 받아들이고 위태 마을에서 차량을 회수 후 오늘 올랐던 주산 줄기를 북으로 넘어 오늘의 숙박지로 예약해둔 산청군 시천면의 "산청 백운계곡캠핑장"에 도착하였다.
어두워지기 전에 간단히 텐트를 피치 후 뜨끈한 샤워를 하고 나니 세상사 부러울 것이 없는 기분이었고 거기에 더해 반주를 곁들여 별다른 반찬이 없어도 맛있을 수 밖에 없는 저녁 식사를 하며 깊어가는 가을을 만끽하니 더욱 그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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