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한 차례 완료)

지리산 둘레길 12코스(서당~대축)와 구재봉(해발 768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10. 26. 19:34

2020.10.24(토) 맑음 그러나 심한 바람

오늘은 출발점인 서당 마을까지의 거리가 약 200여 킬로로 상당하여 어제 밤에 서울에서 온 와이프와 아침에 서둘러 일어나 준비하였으나 김밥을 사고 주유를 하고 함양 휴게소에서 아침을 먹고 하느라 서당 마을에 도착하니 9시가 넘어서고 있었다.

또한 날씨는 맑으나 바람이 상당하여 올해 들어 최고로 추운 날씨이기에 특히 추위에 약한 와이프는 단단히 채비를 하고 출발을 하려니 거의 9시 반이 되어 가고 있었으나 지난번에 조금 더 걸어 두었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역시나 오늘도 한적한 트레일을 따라 우계저수지를 향하였다.

사실 둘레길 홈페이지에도 적혀 있지만 말그대로 지리산을 도보로 한 바퀴 도는 지리산 둘레길 트레일은 절대적으로 홈페이지에 적힌 대로만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기에 앞으로는 거기에 얽매이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심한 바람때문에 바닷물 처럼 일렁이는 우계저수지를 지나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괴목과 신촌 마을을 지나고 이어서 산길 임도로 접어들어 이제는 가을 분위기가 물씬한 숲길을 걸어 11시 반경 세갈래로 길이 갈라지는 신촌재 조금 못미친 지점에 도착하였다.

오늘의 전체적인 루트

 

서당 마을에서 우계저수지를 지나 귀목,신촌 마을을 거쳐 신촌재 삼거리 까지

그리고 이곳에서 신촌재, 먹점 마을을 향하는 통상적인 순방향의 빨간색 화살표를 버리고 구재봉 정상쪽을 향하였는데 약 30 여분 오르막을 올라 능선에 서니 예상대로 둘레길 지선을 나타내는 녹색의 화살표를 만나고 이 화살표는 구재봉 정상으로 이어졌다.

구재봉 정상 자체는 큰 조망이 없었으나 정상 전후에서는 남쪽으로 남해도를 위시하여 금오산 등 남해안 일대와 서쪽으로는 바로 아래의 먹점 마을과 섬진강 그리고 그 너머로 광양 백운산 일대가 북으로는 천왕봉을 비롯한 지리산 주능선과 악양의 평사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나름 대단한 조망을 보여주어 지선을 택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재봉을 향하여 그리고 정상 부근에서의 조망

이 후 좌측 섬진강 쪽으로 능선을 따라 활공장을 거쳐 다시 순방향의 둘레길과 만나고 이어서 시맨트 포장의 내리막

길을 따라 문암송과 문암정을 지나 오늘의 목적지인 감과 곶감으로 유명한 대축 마을에 도착하니 오후 3시가 되었는데 이곳에서 와이프는 부근의 상신대 마을에 위치한 오늘의 숙박지인 "사랑채 농원 게스트하우스"로 바로 가고 나는 마침 운좋게도 10 여분의 기다림 후에 단돈 1,100원에 하동을 향하는 15:15분 농어촌 버스를 탈 수 있었다.

구재봉에서 활공장, 문암정을 거쳐 대축 마을까지

그리고 지난번에 한번 와 본 하동 버스터미날에서 서당행 버스는 시간이 맞지 않아 같은 건물에 있는 택시를 이용하여 서당 마을로 가서(택시비 8,900원) 차량을 회수 후 하동읍을 다시 거치며 시가지 중앙에 위치한 하동공원에 들려 주변을 조망 후 평사리의 숙소로 가니 시간은 오후 5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는데 하동공원 한 구석에는 뜬금없이 가야산에서 마지막 종적을 감췄다는 고운 최치원 선생의 입산시가 새겨진 시비가 있기도 하였다.

또한 사실은 오늘의 둘레길 종점인 평사리 부근에서 정상적으로 야영할 만한 곳을 찾을 수 없어 하는 수 없이 그것도 굉장히 어렵게 이곳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할 수 있었는데 마침 올해 들어 첫 추위가 찾아들어 그래도 뜨끈한 샤워 후 따뜻한 방안에서 쉴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고마울 따름이었고 저녁에는 일인 7,000원에 숙소에서 자연밥상으로 그리고 5,000원 짜리 악양 도가의 막걸리 한 주전자를 곁들여 근사한 저녁 후 건강한 피로감을 안고 잠을 청하였다.

하동공원에서

 

사랑채 농원 게스하우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