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9.19(토) 맑고 선선한 가을 날씨
추석연휴가 2주 앞으로 다가왔건만 이번에는 내외부적인 여러 사정으로 가지 못할 것 같아 시기를 조금 당겨 이번 주말에 고향을 다녀 오기로 하고 와이프는 어제 서울에서 난 대전에서 오늘 오후에 근무 끝나고 각자 출발하여 저녁에 처갓집 식구들과 약속해 둔 일식당에서 만나기로 하였다.
오후 두시경 출발하였으나 지난 밤에 근무를 하면서 피곤함이 쌓인 나머지 졸음이 심하게 쏟아져 추풍령 휴게소에서 한참을 쉬게 되었는데 날씨는 지난 여름의 기록적인 장마와 이어진 잠깐의 폭염 그리고 연속적인 태풍이 언제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청명하고 군데군데 흰구름이 떠있는 가운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전형적인 가을 날씨를 보여주고 있어 새삼 세월의 무상함이 가슴에 다가왔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다가 그동안 수없이 이곳을 지나다니면서도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던 경부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이 세워져 있는 언덕을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통하여 올라가 둘러본 후 주변의 한적한 숲속 벤치에 앉아 준공되던 해인 1970년 당시 중학교 1학년이던 시절 전후의 여러 기억들과 상념들에 빠져 한참을 머문 후 다시 차량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대구를 향하며 약속 장소의 도착 시간을 가늠해보니 한두시간의 여유가 있어 무엇을 할까 생각하다가 2016년도에 조성되어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대구시 달성군 옥포읍의 비슬산 자락에 위치한 "옥연지 송해 공원"을 둘러보기로 하고 오후 4시가 조금 넘은 시각 공원의 주차장에 도착 하였는데 주말까지 겹쳐서인지 소문대로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고 또한 나를 포함하여 그 많은 사람들이 이런 야외에서 조차도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는 비현실적인 모습에 쓴 웃음이 나기도 하였다.
헌데 이곳과 송해 선생과의 인연이 한국전쟁 그리고 분단 등의 우리 민족사의 비극들과 연관이 있어 이 또한 가슴아픈 얘기이기도 하였는데 얘기인 즉 1927년생인 송해선생이 한국전쟁이 발발하면서 월남하여 국군에 들어가게 되고 전선이 대구까지 밀릴 때 대구에서 이곳 저수지 마을인 기세리 출신의 부인을 만나게 되었고 이 후 송해 선생이 이곳을 제2의 고향으로 삼고 오래전인 1983년도에 이미 이곳에 자신의 묘지까지 마련해 두었기에 달성군에서 이곳 공원을 조성하면서 송해 선생의 이름을 빌리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이 후 사람들 틈에 섞여 약 1시간 반 동안 저수지의 둑쪽에서 시계반대 방향으로 공식적인 이름이 "송해공원 둘레길"인 잘 다듬어진 트레일을 한 바퀴 돌았는데 과거 오래전 이 지역에 살때 수시로 놀러오고 지나치던 곳이라 여러가지 기억들이 눈에 선하게 떠올랐다.
그런 기억들 중에서도 저수지 최상류쪽으로 우뚝 서있는 비슬산의 웅장한 모습은 옛날 그 모습 그대로이나 저수지 물가에 집단적으로 모여 있던 메기 매운탕을 주로 하던 식당들은 아마도 트레일 조상 과정에서 모두들 사라져 버려 약간은 아쉬움이 남기도 하였다.
이 후 엄청나게 많이 변해버린 대구시의 서남쪽 지역을 통과하여 처가집을 들렸다가 예약해둔 일식집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 후 와이프는 오랜만에 친정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도록 하고 난 홀로 계신 어머님 댁으로 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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