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20년

2020.5 북한산 형제봉(해발 465미터)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5. 11. 18:50

2020.5.10(일) 잔뜩 흐림

어제는 오전 근무를 하고 늦은 오후에는 결혼식에 참석해야 했기에 빗속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운전하느라 피곤한 하루가 되었고 따라서 비교적 늦게 귀가하게 되었다.

하여 오늘 아침 느지막히 일어나 일기를 살펴보니 그저께 밤부터 내리던 비는 그쳤으나 하늘은 잔뜩 흐려있다.

하지만 귀한 휴일을 방안에서만 보내기는 답답하여 오후부터 날씨가 좋아진다는 예보를 믿고 10시가 넘어선 시각 집을 나와 가까운 북한산 형제봉이라도 갈려고 국민대쪽을 향하였는데 잔뜩 흐린 날씨이지만 아파트 주변에는 올해 들어 처음 핀 붉은 장미가 작지만 그 강렬한 진홍색으로 지금이 계절의 여왕인 5월임을 말해주고 있었다.

국민대 부근의 북악공원지킴터에서 시작된 트레일은 둘레길 갈림길까지는 위쪽 계곡에 밀집하여 있는 사찰들을 오가는 차량들의 매연으로 인하여 가끔은 짜증이 났지만 그래도 높은 습도와 운무로 인하여 더욱 짙은 숲 냄새를 풍기고 있어 깊은 호흡을 하니 청량함과 상쾌함이 폐부를 시원하게 해 주었다.

둘레길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차량통행이 가능한 길을 벗어나 산철쭉이 마지막 꽃잎을 떨구고 주위는 온통 싱그러운 신록으로 가득한 기분좋은 트레일을 따라  구복암 삼거리를 지난 후 바위와 소나무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한국산의 암릉을 타고 본격적으로 형제봉을 향하였다.

좋지않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숫자의 산객들과 마주치며 멋있는 바위들로 이루어진 암릉을  오르는데 중간에 위치한 몇군데의 전망 포인트에서는 아쉽지만 짙은 운무와 세찬 바람으로 인하여 전망은 거의 없었지만 백척간두에 선 가슴이 툭 트이는 것 같은 느낌은 여전하였다.

정오경 형제봉(해발 465미터)이라는 작은 비닐 코팅된 종이 팻말이 참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형제봉에 이르고 이후 바로 북쪽 아래의 형제봉 삼거리에 다달아 와이프와 의논한 결과 오늘은 이쯤에서 우측 시계방향으로 돌아 정릉쪽으로 하산키로 하였다.

아직도 철쭉이 마지막 꽃잎을 달고 있고 다른 몇가지 야생화들도 피어있는 짙은 숲길을 따라 둘레길쪽으로 하산하여  형제봉 능선에서 내려다 보이던 거대한 대리석 석가모니상이 서있는 영불사를 비롯한 여러개의 사찰들이 있는 지역을 지나는데 만약 싯타르타께서 작금의 시대에 오셔서 당신을 모시는 수만의 사찰들과 당신의 모습을 형상화한  불상들과 갖가지 형태의 탑들을 보신다면 무어라고 하실까?라는 뜬금없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이후 둘레길을 따라 정릉쪽으로 향하다가 중간쯤으로 우측으로 방향을 틀어 국민대 후문쪽으로 하여 정릉천변에 형성되어 개울장이라  불리는 정릉시장에 당도하여 간단히 요기를 하고 몇가지 장을 보아 집을 향하였다.



                                          막 피어나기 시작하는 붉은 장미



                                                트레일의 시작인 북악공원지킴터



                                            구복암 삼거리 부근의 북악산 길림길까지








                                              형제봉 능선을 따라 형제봉까지






                   형제봉 삼거리를 거쳐 영불사 그리고 국민대 후문을 거쳐 개울장(정릉시장)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