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과 서울의 이야기/2019년

무주 구천동(茂朱 九千洞)

獨立不懼 遁世無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하여 2020. 1. 1. 19:13

2019.12.28(토) 맑음

이번 주중에 서울 집에 다녀왔고 또한 다음 주중에도 새해를 맞이하여 다녀와야 하고 또한 집이 서울의 북동쪽 변두리?에 위치하고 있어 솔직히 왔다갔다 하기도 힘들어 이번 주말은 이곳 대전에서 혼자 보내기로 하였다.

그리고 최근들어 산행 때마다 발목이 시큰거릴 뿐만 아니라 내년에 장기간의 히말라야 트레킹을 계획하고 있어 난생 처음으로 발목을 보호할 수 있는 중등산화를 주문하여 그저께 배달되어 왔기에 이번주에는 가까운 곳에서 등산화를 테스트 겸해 길들이기로 하고 오늘은 그 장소를 무주 구천동으로 정하였다.

이른 아침 5시 반경에 일어나 부리나케 준비하여 대전 복합터미날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간단히 죽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김밥을 하나 사서 미리 예매하여 둔 7시 20분 출발의 무주 구천동행 버스에 오르니 무주 리조트가 있어서 인지 버스는 거의 만석이었다.

무주읍과 설천면 그리고 리조트 입구를 지나 버스는 9시경 맑고 청명한 날씨의 구천동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고 나를 포함하여 마지막 승객 네사람이 내렸다.

아주 오래전에 구천동을 거쳐 덕유산 향적봉을 등산한 이래 수차례는 리조트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 적이 있을 뿐이라 이곳 구천동 계곡은 실로 20여년 만이나 조금 계곡을 따라 올라가려니 어렴풋이 옛 기억이 떠오른다.

아직 비교적 이른 시간이라 계곡을 따라 난 한적한 시멘트 포장길을 따라 백련사쪽으로 올라가는데 그래도 심산 유곡인지라 그늘진 곳에는 제법 눈이 쌓여있어 그런대로 겨울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계곡에 접어들며 약간은 억지 춘향격?으로 생각되는 구천동 33경중 15경인 월하탄(月下灘)이 나타나고 이후 연이어서 16경인 인월담(印月潭), 17경 사자담(獅子潭), 18경 청류동(靑流洞), 19경 비파담(琵琶潭),  20경 다연대(茶煙臺), 21경 구월담(九月潭), 22경 금포탄(琴蒲灘), 23경 호탄암(虎嘆巖), 24경 청류계(靑流溪), 25경 안심대(安心臺), 26경 신양담(新陽潭), 27경 명경담(明鏡潭), 28경 구천폭포(九千瀑布), 29경 백련담(白蓮潭), 30경 연화폭(蓮花瀑), 31경 이속대(離俗臺)를 거쳐  11시경 반경에 32경인 백련사에 다다랐는데 새 신발을 신은 상태이고 또한 포장길이 지겨워 어사길이라 불리는 계곡의 건너편을 오가며 오르느라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백련사 대웅전 맞은편에 위치한 冥府殿 남쪽의 양지 바른곳의 의자에 앉아 김밥과 준비하여온 보온병의 뜨거운 물을 이용하여 컵라면을 데워 점심을 하였는데 물이 조금 식었지만 그런대로 먹을 만한  컵라면을 만들 수는 있었다.

점심 후 향적봉을 향하여 급경사의 오르막을 오르려니 좌측 새끼 발가락쪽으로 약간 쓸리는 느낌이 오고 또한 시간이 경과하며 엄청난 사람들이 단체로 몰려와 무리하지 말자고 생각하며 뒤돌아 구천동으로 하산키로 하였다.

혹시나 하여 사전에 알아온 대전행 버스 시간이 오후 3시 20분 이라 가능하면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다음을 올 것을 대비하여 야영장도 둘러보았는데 자동차 야영장인 7 야영장에는 겨울임에도 상당한 사람들이 자연을 즐기고 있었고 모두들 엄청난 크기의 텐트와 장비들을 갖추고 있어 자연을 벗삼아 단순함을 즐기자는 야영의 기본 취지가 퇴색한다는 느낌도 들었다.

돌이켜 보면 1경인 나제통문부터 14경인 삼공리 마을의 수경대까지와 33경인 향적봉을 들리지 못하여 아쉬움이 있었지만 오랜만에 찾은 겨울 구천동은 나름 여러가지로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무주 구천동 삼공리 주차장을 기점으로 백련사 왕복을 시간순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