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5(목) 흐리고 비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배로 부터 벗어난지 광복 74 주년이 되는 의미있는 날이나 세상은 더욱 어지럽고 시끄럽기만 하여 여러가지로 마음이 심란한 요즘이다.
지난 주말의 당직 근무로 발생한 16일의 대체휴일을 포함하여 3박4일의 전라남도 화순군 여행을 오래전 계획하여 두었기에 이른 아침 직장에 들러 몇가지 일을 처리한 후 오전 8시경 서울에서 도착하는 와이프를 서대전 역에서 픽업하여 지난 휴가때와 같이 또다시 제10호 태풍 크로사(KROSA)의 영향으로 내일까지는 비가 온다는 좋지않은 소식에도 불구하고 호남고속도로에 올라 가능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남으로 향하였다.
간간히 비가 내리는 고속도로를 따라 중간 휴게소에서 커피도 한잔 하면서 광주시내와 화순읍을 거쳐 오늘의 일차적인 목표인 무등산(無等山, 해발 1186미터) 등정을 위하여 가장 짧은 거리의 들머리인 수만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니 10시 반경이 되었는데 북광주 쯤의 고속도로상에서 본 무등산 산허리는 짙은 구름으로 둘러싸여 있어 약간은 걱정이 되기도 하였다.
이미 몇사람의 산객들이 와있어 외롭지는 않겠구나라고 생각하며 준비를 하고 장불재를 향하여 오르막으로 들어섰는데 사실 무등산은 90년대에 한차례 1박2일로 등산을 위해 찾았다가 일행들과 전날 술을 과하게 마셔 포기한 적이 있어 감개가 새로웠다.
약한 비와 짙은 운무가 자주 시야를 가리고 습하고 더운 날씨로 인하여 그리 상쾌한 기분은 아니었지만 땀을 쏟으며 서서히 고도를 높이니 처음이라는 신선함 때문이어선지 그런대로 견딜만 하였다.
약 1시간 반뒤인 12시경 민간과 군의 통신소가 위치한 넓은 초원으로 이루어진 장불재에 도착하니 짙은 운무가 서에서 동으로 장불재를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정상부의 입석대쪽은 주상절리의 모습이 뚜렸하나 서석대쪽은 짙은 구름과 운무에 가려 전혀 보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한순간 구름이 흩어지며 서쪽 아래로 광주시가지가 잠시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등 그야말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어 우중 혹은 무중 산행의 묘미도 느낄수 있었으며 바람이 시원한 이곳에서 준비하여 간 떡과 삶은 감자등으로 점심 요기를 하고 한참을 휴식 후 시계반대 방향으로 천천히 약 두시간에 걸쳐 입석대를 경유하여 서석대를 거쳐 장불재로 다시 돌아왔는데 출입금지 지역인줄은 알지만 한참을 부근에서 기다렸음에도 짙은 운무로 인하여 먼 발치에서나마 정상부를 전혀 보지못한 것이 대단히 아쉬웠고 이후 올라온 길을 되집어 수만리로 하산하니 전체적으로 약 5시간이 걸린 오후 3시 반이나 되었다.
이후 아쉬움을 떨치고 오늘부터 4일 동안 우리의 호텔 겸 화순 여행의 아지트 역할을 해줄 한천면에 위치한 "한천 자연휴양림"의 숲 야영장을 찾아가는 길에 능주면 소재지에 들러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본 후 지척에 위치한 朝鮮 성종때 일어난 기묘사화의 주인공이며 개혁적 정치가이자 성리학자인 정암 조광조 선생께서 유배당하여 사사(賜死)당한 곳과 능주 옛 관아 그리고 이곳 출신의 항일 음악가로 일제시대 만주에서 무장 독립운동을 하면서 중국 공산당 계열의 팔로군 행진곡(현재 중국 인민해방군 군가로 사용됨)을 작곡한 정율성 선생의 고향집과 한천면의 조광조 선생을 모신 죽수서원을 거쳐 야영장에 도착함으로써 긴긴 하루를 마감하였다.,
북광주쯤의 고속도로상에서 보이는 무등산
수만리 탐방 지원센터
장불재에서
입석대에서
입석대에서 서석대로 오르는 길
서석대에서
다시 장불재로
조광조 선생 유배지에서
능주 옛 관아
정율성 선생 고향집
죽수서원에서
한천 숲 야영장에서
장불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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