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16(금) 잔뜩 흐리고 간간히 비
난생 처음으로 온 화순에서의 첫날밤은 텐트위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자장가 삼아 비교적 잘 잤는데 오늘 일본열도를 남북으로 관통한다는 제 10호 태풍 크로사의 영향으로 인해 아침에 일어나니 역시 구름이 가득한 가운데 비가 오락가락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먼곳까지? 와서 야영장에만 머무른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것같아 모후산과 백아산 두곳을 놓고 와이프와 상의 끝에 백아산을 가기로 하고 미역국으로 아침 후 점심 도시락을 간단히 준비하여 오늘의 들날머리로 결정한 북면에 위치한 백아산(白鵝山, 해발 810 미터) 관광목장을 향하였다.
정감어린 풍경의 시골길을 따라 목적지로 가는 길이 어차피 남면을 거쳐야 하기에 그곳에 위치하고 있는 또다른 관광 명소인 마을에서 공동으로 수백년 동안 지켜져온 "연둔리 숲정이"와 우리에게 김삿갓으로 잘 알려진 난고 김병연 선생이 마지막 숨을 거둔 "김삿갓 종명지"를 들러보았는데 연둔리 숲정이에서는 일찌기 숲의 중요성을 인식한 선조들의 혜안을 그리고 김삿갓 종명지에서는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우울과 허무함속에서 불우한 일생을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천재 시인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또한 남면 소재지인 사평리에서는 마침 열리고 있던 정감어린 면민의 날을 기념하는 체육대회와 길가에 작고 아담하게 자리한 내가 본 기억중에는 가장 작고 소박한 성당의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오는길에 두군데를 들리느라 시간이 지체되어 11시가 넘어서야 일부는 영업을 중단한 상당한 규모의 백아산 관광목장 주차장에 도착하여 이곳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한바퀴 돌기로 하고 본격적인 산행에 나섰는데 초입부터 급경사의 오르막이었고 거기에 더해 날씨가 아주 습하고 무더워 땀을 비오듯 흘리며 나아가는데 그래도 울창한 소나무 숲과 가끔씩 내리는 약한 비를 동반한 바람이 그나마 작은 위안이 되어 주었다.
12시 반경 짙은 운무가 드리운 주능선 삼거리에 올라서고 이후에는 흰거위산이라는 한자명과 같이 흰 바위들로 이루어진 상당히 날카로운 암릉을 따라 비와 운무로 인해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주변 풍광을 즐기며 이곳 백아산의 압권인 하늘다리를 거쳐 한국전쟁 전후 이념으로 인한 민족적 비극의 무대이기도 하였던 마당바위에 이렀는데 그래도 다행히 화순군에서 안전시설을 잘 설치해 놓아 큰 어려움은 없었다.
넓직한 마당바위 한켠의 나무 아래에서 점심 도시락을 먹고 난후 철계단을 내려서니 백아산 정상과 관광목장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이고 이곳에서 백아산 정상은 1킬로 인데 우중 산행에 와이프가 약간 피곤한듯 보였지만 이곳까지 와서
정상을 포기할 수는 없는지라 백아산 정상을 왕복 후 평탄하고 걷기좋은 등산로를 따라 하산을 완료하니 오후 4시경으로 전체적으로 4시간 반 정도가 걸린 셈이었다.
이후 야영장으로 돌아가는 길에 역시 조금의 수고를 보태어 화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명소인 4대 적벽중 물염적벽(勿染赤壁)과 창랑적벽(滄浪赤壁) 2개의 적벽을 들른 후 동복면 소재지의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조금 보고 바로 지척에 위치한 한국 서양화 초기의 인상주의 화풍의 개척자이자 유명화가로 아주 인상적이고 멋있는 모후산인(母后山人)이란 호를 사용하는 오지호 화맥의 기념관과 생가를 들렸다 야영장을 향하였다.
남면 소재지인 사평리를 지나며
연둔리 숲정이에서
김삿갓 종명지(終命地)에서
백아산 산행의 들날머리인 관광목장에서
능선 삼거리를 지나 하늘다리를 거쳐 마당바위까지
삼거리에서 정상 왕복 그리고 하산길에 올려다 보이는 하늘다리
물염적벽과 물염정에서
창랑적벽에서
오지호 화백 기념관에서
하늘다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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