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8.3(토) 맑으나 폭염 그리고 오후에는 소나기
이번 주말은 더위도 피크이고 또한 여름 휴가 기간의 절정이라 번잡함을 피하여 대전 숙소 부근에서 지내기로 하고 아침에 서울에서 내려온 와이프와 의논하여 멀지 않은 곳이나 지금까지 가보지 못하였던 전라북도 익산시(益山市) 금마면에 위치한 백제시대에 건립된 한반도 최대 사찰이었고 또한 마한시대의 도읍터 였다고도 알려져 있는 彌勒寺址와 그 미륵사지를 품고 있는 미륵산(해발 430 미터)을 등산하기로 하고 느즈막히 차에 올라 불과 60여 킬로를 달려 10시 반경 미륵사지 주차장에 도착하였는데 폭염이 기승을 부림에도 상당한 사람들이 유적지를 둘러보고 있었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모든 복원이 마무리 되었다는? 뉴스를 들은 것과는 달리 국립 익산 박물관 신축 공사를 비롯하여 유적지의 당간지주는 가림막에 둘러싸여 있는 등 전체적으로 아직 마무리 공사를 하고 있어 약간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넓은 잔디밭으로 인하여 더욱 크게 느껴지는 유적지와 현재는 국립 익산 박물관으로 승격된 전시관을 한바퀴 둘러 보았는데 너무나 익히 들어온 유적지 였지만 직접 눈앞에서 본다는 것의 감흥은 책과 미디어에서 듣고 보아온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특히 이곳을 상징하는 일제 시대에 시멘트로 조악하게 대충 수리하여 늘 마음을 안쓰럽게 만들었든 거대한 서쪽 탑의 모습은 이번에 전체적인 복구를 하면서 완전한 탑의 형태가 아니라 원래의 허물어진 모습대로 복구를 해놓아 의아하게 생각되었는데 사실 1990년대에 동쪽 탑을 복구하면서 완전한 형태로 복구를 하니 너무나 조각 작품같은 조형물로 인식되어 이번에는 수많은 전문가들의 고민끝에 원래의 허물어진 형태로 복구하였다는 것을 전시관을 둘러 보면서 알게 되었다.
한시간 이상을 유적지에서 머물다가 유적지의 뒷편에 솟아있는 미륵산 등산을 위하여 다시 도로로 나와 유적지의 좌측으로 보호 철책을 따라 들머리로 향하는데 정오가 가까워 오며 날씨가 장난이 아닐 정도로 뜨거워지기 시작하여 은근히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으나 다행히도 산의 해발이 400대여서 수통에 물을 가득 채운 후 가능하면 천천히 이정표를 따라 시계반대 방향으로 돌기로 하고 숲으로 들었다.
상당한 땀을 흘리며 약간씩 고도를 높이는데 시원한 바람은 커녕 미풍도 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잠시 숨을 고르기 위하여 쉴때면 대낮임에도 모기떼들이 결사적으로 달려들어 참으로 고역이었으나 중간에 포기하고 다시 내려간다는 것도 우습고 하여 서로 격려하며 천천히 정상을 향하였다.
오후 1시가 되어서야 정상 아래의 사자암 갈림길에 도착하여 한참을 휴식 후 다시 힘을 내어 미륵산성의 일부를 지나서 오후 1시반경 정상에 도착하니 그래도 몇 사람의 산객들이 보여 반가웠고 약간의 바람이 불어오는 숲속 벤치에서 쉬면서 점심 대용의 간식을 한 후 올랐던 길을 되짚어 약수터 삼거리를 경유하여 냉정 약수터 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둑해 지며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내릴 태세였다.
물론 비옷은 챙겨왔지만 귀찮은 나머지 하산을 서둘러 오후 3시경 약수터에 도착하니 우리를 위하여 시간을 맞춘 듯 천둥 번개를 동반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는데 덕분에 날씨가 조금 시원해 지며 몸이 조금씩 식어 소나기가 그칠때 까지 약 30여분을 쉰 후 하산을 재촉하여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되었고 결과적으로 무려 4시간 반이나 걸린 쉽지 않은 산행이었으나 나름 보람은 있었다.
이후 대전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욕심을 내어 약간의 시간과 노력을 보태어 금강변에 아름답게 자리한 역시 한번도 가보지 못하였으나 젓갈로 유명한 충남 논산시 강경읍과 젊은 시절 한두번 가보았던 백제의 옛 고도 부여를 거쳐 대전으로 돌아왔다.
강경에서는 온 읍내가 젓갈 가게로 가득차 있어 여전한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고 뿐만 아니라 옛 일본 제국주의 식민시절에 이곳도 물산이 풍부하여 수탈과 착취의 대상이 된 나머지 군산과 같이 일제시대 근대 문화 유적들이 상당히 남아 있었고 또한 수운이 발달하여 일찍이 이곳에 온 서양 선교사들의 발자취들도 남아 있었으며 금강변 옥녀봉 공원에서 내려다본 논산천과 합류하는 금강의 모습은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다.
강경에서는 이른 시간으로 서쪽에 아직 해가 많이 남아 있어 금강에 아름답게 지는 노을을 보기 위해 찾은 부여의 부소산 낙화암 절벽위에서는 주변의 짙은 나무들로 인하여 시야가 좋지 않아 아쉬움만 가득안고 발걸음을 돌려야 하였으나 밤의 부소산 산책길은 또 다른 발견이었다.
미륵사지에서
미륵산 산행의 들머리와 날머리 이정표에서
사자암 갈림길과 사자암
미륵산성 성벽 일부를 지나 정상까지
하산길에 내려다 보이는 한반도 지형 모양의 금마저수지
하산길 뷰 포인트에서 내려다 보이는 미륵사지
차갑고 시원한 물맛의 冷井 약수터에서
하산 완료 직전
논산시 강경읍에서
부여 부소산 낙화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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