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6(토) 맑음
어떻게 하다보니 지난 월요일에 이어 5일만에 연속적으로 다시 철원쪽 여행이다.
사실 이번 여행은 오래전부터 한번쯤은 가보고 싶었던 겨울 철새의 고향이자 여러 안보 관련 볼 것들이 많은 철원의 민통선 지역을 코레일의 관광상품으로 편안하게 가보려고 약 1달전에 예약해 두었었는데 마침 날씨도 맑고 차가운 전형적인 겨울 날씨라 오전 10:11분의 청량리 역 출발 시간에 맞춰 기분좋게 집을 나섰는데 나서는 시간이 조금 늦어진데다 청량리 역의 구조상 지하철에서 일반열차로 환승하는 절차의 복잡함 때문에 혹시나 시간에 늦을까 마음을 조려가며 겨우 시간에 맞춰 알록달록한 화려한 외관의 "DMZ Train 일명 평화열차"라 명명된 3량짜리 열차에 오를 수 있었다.
열차에 오르니 의외로 승객들이 우리외에 두사람 밖에 없어 의아해 하는 가운데 열차는 출발하여 의정부, 동두천을
거치며 북으로 향하는데 아마도 계절적으로 겨울이고 더욱이 오늘이 최근 들어 가장 추운 날씨여서 참여가 저조한것 같았다.
의정부나 동두천등의 중간 정차역에서도 추가로 한명의 승객도 승차하지는 않았으나 열차는 정해진 시간표에 의해 연천역에 약 10 여분 이상 정차한다는 안내방송을 듣고 연천역에서 잠시 내려 사진도 몇장 찍고 다시 탑승한 후 경원선 구간 중 경기도의 마지막 역이자 강원도 철원의 백마고지역까지 경원선 구간의 철길이 복원된 2012년까지는 경원선의 마지막 역이었던 신탄리 역을 지나면서 강원도 철원땅에 접어들고 12시 정오가 조금 넘어 진짜로 기차가 다닐 수 있는 경원선의 마지막 역인 백마고지역에 도착하였다.
이후 미리 나와있던 철원군 소속 문화관광 해설사의 안내로 역광장에 세워져있던 대형 관광버스에 승차하였는데 오늘의 참가 인원은 7명에 불과하여 큰 버스가 민망할 지경이었다.
이후에는 멀지않는 곳에 위치한 "두루미 평화마을 체험관"이란 곳의 식당에서 점심을 하였는데 이곳 철원평야에서 생산된 "오대쌀"로 지은 밥맛과 간단하지만 깨끗한 반찬은 약간의 시장끼가 있는 상태라서인지 맛이 상당하였으나 건물 입구에 세워져 있는 이곳 철원 출신의 한 불행한 월북 문인의 기념비는 이곳에 산재한 여러 전쟁의 흔적들과 더불어 동족상잔의 비극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였다.
식사 후에는 근처에 위치한 한국전쟁 최대 격전지중의 하나인 백마고지 전투를 기념하고 그곳에서 산화한 수많은 사람들을 기리기위하여 조성한 백마고지 전승비와 위령비가 함께 있는 기념관 지역을 둘러보고 약간 북쪽 언덕에 위치한 전망 정자에서는 비무장 지대내에 위치한 전투의 현장인 백마고지 일대를 바라볼 수 있었는데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올랐으며 과거 백마부대에 근무하던 시절이 잠깐 떠오르기도 하였다.
다시 차량에 올라 이지역의 대표적인 안보관광지이자 1945년부터 1950년 전쟁발발 전까지 38선 이북인 이일대 4개군을 통치한 북한 정권의 중심부였던 철원 구 노동당 당사를 둘러본 후 다시 차량으로 민통선을 통과하면서 우리를 안내 겸 통제할 군인 한명을 태우고 조금 더 북동쪽에 위치한 철원에서 경원선으로 부터 갈라져 나와 금강산을 잇는 일제에 의해 건설된 금강산 기차길의 남아있는 철교 다리 중 큰 것에 속하는 철교를 구경하면서 걸어보고 또한 부근에 있는 남방한계선에 올라 철책을 직접 지척에서 보는 기회도 가졌는데 물론 이지역은 철저히 촬영 금지였다.
이후에는 백골부대 경계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멸공 OP"에 올라 우리가 무슨 VIP?라도 되는 양 편안히 의자에 앉아 군인으로 부터 맑은 하늘 아래 큰 통유리 창넘어 빤히 보이는 북녁땅을 바라보며 브리핑을 받기도 하였는데 가슴이 먹먹해져 오기만 하였다.
또한 OP 바깥에서는 망원경을 이용하여 최근에 남북이 각각 파괴하여 불능화 시킨 GP중의 한곳과 다른 남북의 여러 GP들도 자세히 볼수 있었는데 남측 GP위에 휘날리는 유엔기와 태극기 그리고 북측 GP위에 걸려있는 북한 인공기까지 뚜렷히 보여 당연히 이런 경험이 처음인 와이프에게는 상당히 낮설게 느껴지리라 생각되었다.
일정을 끝내고 백마고지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창밖으로 이 지역의 겨울 진객인 다양한 두루미의 모습도 간혹 볼 수 있었는데 생각보다는 개체수가 그렇게 많지 않아 약간은 실망스럽기도 하였고 마지막으로 운전기사와 해설사의 호의로 실질적으로 기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민통선에 가장 근접한 경원선의 마지막 역인 월정리 역을 들렸다가 백마고지역으로 돌아와 16:39분 발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면서 나름 보람있는 하루를 마감하였다.
열차 내부와 연천역에서
백마고지 역에서
두루미 평화마을 체험관과 그곳에서의 점심식사
백마고지 전적 기념관과 멀리 내려다 보이는 백마고지
철원 구 노동당사에서
금강산 철교 폐허와 멸공 OP에서
겨울의 진객 두루미
월정리 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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