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12(토) 흐린 후 개임
지난 가을 어느날 저녁 늦게 차량을 이용하여 대전 야경을 보기위해 식장상 정상 부근의 전망대에 오른 후 오늘 두번째로 열심히 가족을 위해 일하는 남편을 위문?차 온 와이프와 같이 식장산을 걸어서 오르기로 하고 오전 10시가 넘어서 숙소를 나서니 잔뜩 흐린 하늘과 더불어 미세먼지도 상당하나 개의치 않고 버스를 이용하여 들머리로 생각한 대성 삼거리에 내려 고산사란 사찰 이정표를 따라 나름 상당한 경사길을 오르기 시작하였다.
시간이 늦어서인지 혹은 날씨 때문인지 한명의 등산객도 보이지 않는 시멘트 포장길을 따른지 얼마 지나지 않아 나름 아담한 모습이 정겨워 보이는 고산사에 도착하고 이후에는 바로 위쪽의 지근거리에 위치한 식장사라는 또 다른 사찰을 지나며 본격적으로 능선에 올라섰는데 아무리 생각하여도 우리나라에는 종교가 양적으로 너무 지나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흐린 날씨 그리고 미세먼지와 겹친 운무로 인하여 조망은 거의 없었지만 흰눈이 살짜기 덮혀있는 산길을 걷는 느낌은 그런대로 괜찮았고 정상 바로 못미쳐 상당한 숫자의 굽이 있는 동물 발자국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어 겁이 많은 와이프는 멧돼지라도 만날까 잔뜩 움츠리고 경계하며 식장산 정상에 올라서게 되었다.
헌데 정상에 올라선 순간 발자국의 정체를 알게되었는 바 예상밖으로 그것은 다름아닌 다자란 흑염소 두마리였다.
추정해 보건데 주변의 사육장에서 탈출하여 거의 야생화가 된것으로 보이는 두마리의 중간 크기 정도의 흑염소는 먹이감이 사라진 황량한 겨울산에서 기아의 고통을 이기지 못하여 나름의 판단하에 위험을 무릅쓰고 등산객들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것 같았다.
측은지심이 발동하여 배낭에서 간식꺼리를 꺼내려는 순간 얼마나 배가 고팠으면 달려들듯이 접근하여 와이프는 기겁을 하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하여튼 가지고 있던 간식의 상당 부분을 주었는데 새로운 한가지 귤은 껍질을 까고 주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도 되었다.
다음 행선지인 독수리봉을 향하여 자리를 떠나려니 이놈들이 게속 따라오려고 하는 자세를 보여 얼른 그곳을 벗어나 케이티 중계탑을 트래버스하여 이후 긴 능선을 완만하게 오르내리며 나름 동쪽으로 상당한 옥천쪽 전망을 가진 독수리봉에 도달하고 이후에는 짧은 능선과 긴 계곡길을 걸어 날머리인 세천공원에 도착함으로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하게 되었는데 날씨가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상당히 큰 하루였다.
점심을 건너뛰어 상당히 배가 고픈 가운데 날머리 바로 곁에 위치한 이름도 특이한 "뒤로가든" 이란 식당에서 나름 상당한 맛의 특색적인 보리밥과 막걸리 한주전자를 하며 하루를 보람있게 마무리하고 대전역에서 와이프를 서울로 보내고 숙소로 돌아와 지친 몸을 뉘었다.
전체적인 루트
대성삼거리에서 고산사를 거쳐 식장산 정상까지
독수리봉까지
세천 저수지를 지나고 세천공원까지 그리고 맛있는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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