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6(토) 맑음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 잠시 다니러 왔던 큰딸이 이번 일요일 다시 돌아가기에 멀리 가지 못하는 상황에 더해 두 딸들이 모두 친구들과 신년이라고 어제 1박2일로 놀러가버린 한적한 오후 마침 날씨도 쾌청하여 집사람과 같이 동대문에서 남대문까지의 한양 도성길을 걸어볼 계획을 하고 집을 나서 동대문에 이르니 비교적 날씨가 따뜻하여 많은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
사실 이구간은 성벽의 상당 구간이 멸실되고 없어진 탓에 바닥에 박혀있는 "한양도성 순성길"이라는 표식을 따라 DDP를 거치는데 후면에는 일부 성곽들이 발굴 복원되어 있고 또한 이곳이 과거 동대문 운동장 시절일 때의 조명탑 일부도 보존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흔적들을 모아놓은 기념관도 자그만하게 있어 70년대 고교야구의 황금기 시절 모교를 응원하며 울고 웃던 시절이 생각나기도 하였다.
소실되어 버린 성벽 대신에 바닥의 표식을 따라 광희문에 이르니 성문과 연결된 일부 성곽은 복원되어 있었고 이후 장충동 언덕을 지나 새로 신축된 장충체육관에 이르기까지는 가옥의 축대로 사용되고 있는 옛 성곽의 아주 일부만이 보일뿐 이었다.
수년전 내부길은 가보았기에 큰길을 건너 신라호텔 뒷쪽으로 뻗어있는 성곽길의 외부길을 따르는데 이곳은 산이어서인지 보존상태가 예상보다 상당히 양호하였다.
약간의 오르막을 한참 올라 정점에 올라서니 남쪽으로는 팔각정이 하나 보여 조금 쉬다가 반얀트리 호텔을 거쳐 국립극장으로 오니 순성길은 남산으로 연결되는데 너무 늦게 집을 나섰기에 남산 구간은 내일로 미루고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헌데 반얀트리 호텔에서는 30여년전인 1987년 이곳이 타워호텔이란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중요한 국가자격시험을 치르기 위해 여러사람들과 함께 수일간 합숙하며 지내던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동대문에서 국립극장에 이르는 한양도성 순성길
2018.1.7(일) 약간 흐림
오전에 다시 직장이 있는 먼곳으로 떠나는 큰 딸을 배웅하는데 큰 딸이 이번 봄에 만 11년간의 외국 생활을 정리하고 귀국할 예정이라 조금은 편안한 심정이었으나 한편으로는 한국에서 모든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기도 하여 걱정스럽기도 하였다.
이 후 동대문 부근에서 설렁탕으로 늦은 브런치를 한 후 어제 중단하였던 한양도성 순성길을 이어 걷기위하여 버스를 이용하여 국립극장앞에 내려 비교적 뚜렸하게 복원되어 있는 성곽길을 따라 남산 정상쪽으로 향하는데 고도가 조금씩 높아지면서 비록 날씨는 약간 흐리지만 사대문안의 서울 시내 전경과 북한산을 비롯하여 내사산들의 시원한 조망이 가슴을 후련하게 해 주었다.
정상에서는 춥지않은 날씨에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즐거운 모습으로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어 보기 좋았고 우리도 한참을 머물며 서울의 전경을 감상하다가 남대문쪽으로 내려섰다.
빤히 보이는 남대문까지의 중간쯤에서는 시간도 넉넉하여 "안중근 의사 기념관"도 찬찬히 둘러보았는데 32년에 불과한 그분의 의로운 생애는 언제 듣고 보아도 감동적이라 우리같은 범인은 감히 다가서지도 못할 것 같은 경외감이 들 정도였다.
그 후에는 새로 조성된 백범광장을 거쳐 화재로 인한 소실을 극복하고 다시 옛 모습으로 복원된 남대문에 다다라 오늘의 일정을 끝내었으나 시간도 이르고 또한 지척에 "서울 20"의 하나라는 "서울로 7017"이 있어 한바퀴 둘러보고 집으로 향하였는데 계절탓인지는 몰라도 특별한 감흥은 없었다.
국립극장에서 남산을 거쳐 남대문에 이르기 까지
서울로 7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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