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31(일) 흐린 후 맑음
금요일 야간 근무와 연이은 토요일 오전 근무로 어제 오후 퇴근한 후에는 꼼짝않고 잠만 자고 쉬었기에 아침에 눈이 일찍 뜨여 시간을 보니 7시경이고 창밖을 내어다보니 예보대로 상당한 눈이 쌓여있고 더구나 2017년의 마지막 날이라 뭔가 의미있는 하루를 보내고 싶어 몸이 좋지 않다는 와이프는 두고 혼자 부랴부랴 간단히 준비하여 북한산을 가기위하여 집을 나섰다.
올해 9월에 개통된 우이선 덕분에 채 30분도 걸리지 않아 우이동에 도착하여 눈을 밟으며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데 도선사쪽으로는 차량들이 다니는 도로여서 입구에서 우측 능선에 올라 바로 하루재쪽으로 향하였다.
기분좋게 지난밤에 내린 신설을 밟으며 정면 나목들 사이로 보이는 인수봉을 바라보며 가는데 나보다도 훨씬 부지런한 사람들의 지나간 발자욱이 정겹게 느껴지고 천천히 걸어 약 1시간 만에 하루재에 도착하니 정면으로 보이는 흰눈으로 뒤덮힌 인수봉의 모습이 여느때 보다도 압도적으로 느껴졌다.
또한 본격적으로 눈길이 시작되어 아이젠을 착용하고 따뜻한 찻물을 한잔 한 후 걸음을 재촉하여 백운산장에 이르렀는데 산장 앞마당에는 태국에서 왔다는 한무리의 젊은이들이 뜨거운 한국 컵라면을 먹고 있어 말을 붙여보니 눈으로 뒤덮힌 북한산과 한국 라면에 대하여 원더풀을 연발하며 감탄하여 이또한 기분이 좋은 일이었다.
산장에서 잠시 휴식 후 위문을 지나 정상인 백운대를 향할수록 지난밤에 내린 눈과 추위 그리고 바람으로 인해 형성된 상고대와 날씨가 좋아지면서 드러나는 파란하늘 그리고 히말라야 같은 느낌의 칼바람과 그로 인한 눈보라가 한해의 마지막 날 나름 송구(送舊)의 의식을 행한다고 선택한 북한산행을 더욱 들뜨게 하였다.
이른 시간과 눈으로 인해 다행히도? 그렇게 붐비지 않은 백운대 정상에서의 장쾌한 조망과 칼바람을 뒤로하고 하산을 하는데 정상 근처 눈 쌓인 바위들 사이 양지 바른곳에 모여있는 길 고양이들의 모습이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하였다.
위문(백운봉 암문)에서 망경대 뒤쪽으로 돌아 북한산의 주능선인 대동문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는데 일부에서는 상
고대가 대단하여 눈 터널을 지나는 느낌이었고 또한 북한산의 서쪽끝 비봉 일대까지도 보이는 장쾌함이 가슴을 후련하게 하였으며 동시에 개인적으로 몇 시간 남지않은 올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모든일이 순조롭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노적봉 입구를 지나고 용암봉 아래의 용암문에 도착하여 간식과 따뜻한 찻물로 속을 달래며 휴식을 취하는데 시간이 지나며 기온이 빠르게 올라 눈이 녹으면서 등산로도 질퍽거리고 또한 사람들도 많아져 이쯤에서 하산키로 하고 도선사를 거쳐 집으로 돌아오니 마침 점심때라 와이프에게 부탁하여 돼지고기와 두부를 넣은 묵은지 찌게를 하여 한잔의 막걸리를 곁들이니 더이상 바랄것이 없는 듯 하였다.
우이동 입구에서 하루재까지
인수봉 대피소를 거쳐 백운산장까지
위문을 거쳐 백운대 정상 그리고 다시 위문까지
노적봉 입구 그리고 용암문을 거쳐 도선사 그리고 다시 우이동까지
백운대 정상에서
2018.1.1(월) 맑음
2018년의 새해를 맞이하여 우리 가족들에게 상당한 변화가 있을 예정인데 특히 큰딸과 작은 딸이 그동안 수년씩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기일들을 시작하고 나도 자의반 타의반으로 어쩔 수 없이 봄쯤 신상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부모님 문제와 겹쳐 마음이 어수선하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변화 그 자체는 두렵지 않으나 각자 자신들이 원하고 바라는 쪽으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드는 것은 역시 나약한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인것 같다.
하여 2004년도 와이프가 나름 자기일을 시작하던 해 잘되기를 기원하면서 새해 일출을 본 후 실로 오랜만에 주민들을 생각하여 개방한 아파트 옥상에서 가족 네명이 함께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각오를 새롭게 할 기회를 가졌는데 과욕이겠지만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기를 간절히 기원하였다.
아파트 옥상에서의 새해 첫 일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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