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19(목) 맑음
오늘 오후 반차를 이용하여 지난번에 아쉬움이 남았던 부암동 일대를 다시 둘러보기로 하고 오후 2시경 와이프와 서울 미술관 앞에서 만나 매표를 하고 안으로 들어갔는데 어차피 오늘의 중요 목적지인 흥선대원군의 별서였던 석파정(石坡亭)을 보려면 서울 미술관을 통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문외한이 보기에도 개인이 운영하는 사설 미술관으로는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와 전시의 수준이 상당하다고 생각되었고 마침 열리고 있던 "사랑의 묘약"이란 이름의 사랑에 관한 전시회 그리고 "여인의 향기"란 제목의 한복과 한복을 입은 한국 여인의 뒷태에 관한 전시회와 더불어 "사임당, 그녀의 화원"이란 표제의 미술관 설립자 개인의 소장품 전시회를 함께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지형적인 구조로 인해 미술관의 꼭대기층으로 나가니 미술관의 옥상에는 몇 점의 현대 조각 작품들과 더불어 석물(石物)들 그리고 인위적으로 가꾸어 놓은 억새들이 서로 묘한 조화를 이루며 있고 남쪽으로는 북악산과 서울 성곽이 지척으로 보이고 또한 인왕산 중턱에 자리잡은 흥선대원군의 별서인 석파정으로 바로 연결되는 흥미로운 구조였다.
사실 석파정이란 하나의 정자를 가르키는 말이겠지만 편의상 이 별서 전체를 석파정이라고 얘기하는 것 같았고 또한 당연히 다양한 평가가 있다고 생각되지만 나름 구한말 격동기를 치열하게 살다간 흥선대원군의 흔적을 좇아 약간의 시간 여행을 하는 것도 좋았으며 더욱이 평일의 한적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와 더불어 빛 좋은 가을날 오후라서 더욱 느낌이 좋았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곳 저곳 둘러본 후 나오면서 시간을 확인하니 이미 4시 반을 훌적 넘기고 있어 서둘러 부근의 부암동 골목길을 탐색하며 여러 재미있는 사연을 가지고 있는 무계원(武溪園)이란 곳을 들른 후 길건너 맞은 편에 위치한 환기 미술관을 가기위해 돌아 나오는 길가에서는 한국 근대 문학 초기의 소설가 현진건 선생의 집터를 알리는 표지석도 보였다.
다음 목적지인 환기 미술관에 도착하니 시간은 이미 5시 반을 넘어서고 있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돌아섰는데 상당히 걸었음에도 발걸음은 가볍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분좋은 오후였다.
부암동에서의 오후 한나절을 시간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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