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0.5(목) 맑음
오늘이 연례없이 긴 이번 추석 연휴 중 온전히 쉴 수 있는 이틀중에서 마지막 날이라 어제 생각한대로 동서로 비스듬히 뻗어있는 관악산 줄기를 감싸고 도는 "관악산 둘레길"의 남쪽 부분인 안양과 과천 구간을 걷기로 하고 느즈막히 브런치를 먹고 집을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너무 늦게 나섰기에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쉬움이 있었다.
관악산 둘레길의 북쪽 구간은 이미 걸은 바 있는 서울 둘레길과 겹치기에 지하철을 타고 서울 둘레길과의 경계 부분인 1호선의 석수역에 내려 이정표를 보고 걷기 시작하여 안양 예술공원을 지난 후 본격적으로 산길로 접어들어 일차 경유지인 망해암(望海庵)을 향하였는데 예상보다도 조용하고 또한 관악산 줄기의 낮은 봉우리임에도 바위도 있고 남쪽 안양 시가지쪽의 전망도 좋아서 지루하지 않은 산행이 되었다.
약 1시간 반 정도 걸어 망해암에 도착하였는데 암자의 위치가 이름 그대로 바다가 직접 보이지는 않았지만 조망이 아주 좋은 위치에 자리하고 있었다.
헌데 중간에 이정표를 보니 과천 구간을 지나 사당역까지 오늘 걸어야 할 거리가 20여 킬로 정도가 될 것 같아 서둘러야 겠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휴식 후 길을 재촉하여 비봉산 자락을 지나 다음 경유지인 관악산 산림욕장을 향하였는데 길이 의외로 상당한 내리막길로 연결되더니 주택가로 내려서게 되어 의아하게 생각되었다.
하지만 분명히 이정표를 따라 왔기에 틀리리는 없었는데 조금 더 진행하면서 나타나는 관악산 남쪽 자락에 크게 자리잡고 있는 군 부대로 인해서 트레일이 산록을 따라 연결될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되었다.
이후에는 나름 신경써서 조성해 놓은 산림욕장을 지나 트레일은 과천시 구간에 접어든 후 오르락 내리락하며 "과천 야생화 학습장"을 지나 정부기관들이 몰려있는 정부 과천청사 단지의 뒷쪽을 지나는데 뉴 밀레니엄의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던 2000년 봄 이곳 정부 과천청사 앞 뜰에서의 기억이 떠올라 습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으나 이제는 모든것이 시간과 더불어 흘러가버렸으니 그 누구를 탓할 것이냐는 허망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제 들렸던 서울 대공원쪽을 건너다 보며 과천 시가지쪽을 향하다가 과천 향교를 지나자마자 갈라지는 트레일에서 길을 잘못들어 약 30 여분을 지체하고 다시 남태령 망루를 향하는 바른길을 찾아 조금 들어가는데 이미 시간은 오후 6시를 넘어 숲속은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헌데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하여 랜턴도 준비하지 않았기에 와이프와 상의하여 무리하지 말자며 돌아서 집을 향하였는데 항상 조금 일찍 서두르고 만약의 상황에 대한 대비를 해야 겠다는 것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도 한 하루였다.
안양 예술공원을 지나 망해암까지, 헌데 왜 통일성 없이 다양한 종류의 이정표가?
관악산 수목원까지의 안양시 구간
예쁜 과천시 구간의 이정표와 남태령 못 미쳐 돌아서기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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